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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랑냥이 Feb 08. 2020

기분과 감정에 변화를 주는 (3회 차) 느낌 떠올리기

기분과 감정에 변화를 야기하는 (3회 차) 느낌 떠올리기


처음 이 글을 접하시는 분들은 앞에 글에서부터 조금은 천천히 따라오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https://brunch.co.kr/@alchemistkit/367

(프롤로그)


https://brunch.co.kr/@alchemistkit/368

(1회 차)


https://brunch.co.kr/@alchemistkit/369

(2회 차)


상상력의 힘은 정말 위대해요. 그것은 무한함이라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감각일 수도 있죠. 찬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의 눈밭 위에서도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의 모래사장을 떠올릴 수 있거든요. 따사롭게 작렬하는 태양과 촘촘히 쌓여 있는 부드러운 모래알, 푸르른 물결 속에서 나름의 리듬으로 일렁이는 물결과 굽이치는 하얀 물결로 부서지는 파도를 상상할 수 있어요. 그리고 눈을 감는 동시에 나를 포함한 그 아름다움의 모습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깊이 들어다 보면 이는 상상력은 아주 단편적인 모습만을 떠올리는 방식이기도 해요. 이 글을 읽거나 말을 듣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각적 정보만을 우선적으로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시각정보가 가장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정보이고 오래도록 기억의 저장고에 남아 있으며, 다른 감각에 비해 더욱 선명성과 정확성을 담고 있고, 기억을 떠올렸을 때 커다란 오차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이런 생각들에 접어들자 문득 다른 생각하나 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에게 다가서는 어떤 감각들의 자극을 명확하게 기억이라는 저장고에 저장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저장된 저장고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온전한 모습으로 기억해 내고 있는 것일까!’


이번 회 차는 다른 감각들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훈련이에요. 어떤 것을 온전히 끄집어낼 수 있다는 것은 온전한 것을 각인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오늘의 훈련은 느낌의 각인 훈련이에요. 함께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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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나 시작은 호흡이에요. 숨을 조금 크게 들이켜고서 호흡에 집중해보세요. 눈을 뜨고 있어도 괜찮고, 감으셔도 괜찮아요. 하지만 시각 정보에 너무 많은 집중력을 담지만 않으시면 돼요. 온몸에 감각을 조금 내려놓는다는 기분으로, 조금은 신경의 예민함을 내려놓는다는 기분으로, 먼 곳을 응시하듯 가볍게 멍을 때린다는 기분으로, 마음의 시선을 뇌에 집중시켜보시죠.


2. 첫 번째는 기억 속의 시각의 집중입니다. 따스한 태양의 빛이 작렬하는 멋진 해변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죠. 이곳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은 해변입니다. 고개를 들어 가장 먼 곳을 바라보지만 바다의 끝에는 하나의 라인인 수평선만이 보입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아도 나무와 그늘, 바다와 파도, 그리 나와 모래만이 이곳에 존재합니다. 햇살을 따사롭지만 뜨겁게 느껴지질 않고, 발가락 사이에 모래알은 너무 작은 알갱이들로 인해 부드럽게 느껴지며, 뺨을 스치는 바람은 조금은 차갑지만 너무도 신선한 공기를 전달해줍니다. 


3. 이제 마음의 시선을 조금 돌려 보세요. 이제 피부가 느끼는 감각에 집중해 봅니다. 뜨거운 바람이 뺨을 스치진 않지만 햇살은 조금 따갑게 느껴집니다. 한 줌 집어 든 모래의 질감은 너무도 부드럽게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며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내 몸 안에서는 어느덧 햇볕과 모래가 전해준 온기에 작은 땀방울들을 만들어 냅니다. 몸의 온기와 땀의 차가움이 간지러움처럼 피부의 감각을 자극해 내지만 그리 기분 나쁘게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이제 드넓은 해변의 모래밭에 잠시 몸을 뉘어봅니다. 등을 어루만지는 모래의 따가움, 얼굴에 닿아 부서지는 햇살의 느낌, 몸 전체를 훑고 지나는 바람의 느낌도 천천히 기억해봅니다.


4. 이제 천천히 감각의 방향을 소리로 돌려봅니다. 생각보다 이 바다는 전부가 온전하게 고요하지는 않습니다. 커다란 파도를 일으키고 있지는 않지만 파도를 일으켜 부서지는 소리만큼은 태양과 대지를 흔들고 있죠. 파도의 소리에 조금 더 집중을 해보세요. 저 멀리 보이는 파도의 시작점에 집중해 보세요. 바람이 이끌어오는 파도의 소리는 거대한 힘에 이끌리는 것처럼 거대한 물결의 큰 울림을 전해줍니다. 그 커다란 파도가 해안까지 밀려와 형태를 잃은 체 부서지며 여러 가지의 섬세하며 아름다운 리듬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본래의 형태인 바다로 돌아가며 또 다른 소리의 모양들을 만들어 냅니다. 


5. 이제 기억 속의 냄새의 감각으로 마음의 시선을 돌리세요. 그리고 천천히 음미해보세요. 바람과 파도가 전달해주는 먼바다의 향도, 뜨거운 해의 온기가 전해져 아지랑이를 일으키는 올라오는 모래의 향도, 눈을 조금은 따갑게 만들지만 손가락 사이를 뚫고 넘어오는 부드러운 햇살의 향기도 평소와는 다르게 강하게 느껴집니다. 짙은 소금의 향에 섞여 해초의 비릿함 역시 옅게 코끝을 자극하지만 그리 기분 나쁘게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이제 시선은 나에게 돌려 내 몸이 뿜어내는 향기를 느껴봅니다. 태양의 온기 속에 덥혀진 몸은 갖가지 기관에서 아이의 정수리에서 올라오는 향처럼 나름의 특별한 향기들을 만들어냅니다. 바람이 스며든 내 머리카락의 향기와 어깨 아래로 흐르는 작은 땀방울들의 향기, 몸과는 달리 가벼운 차가움이 느껴지는 손등의 향과 두근거리는 심장이 만들어내는 가슴의 향기까지 평소와는 달리 조금 강력하게 느껴집니다.           


6. 이제 이 감각의 집중을 조금은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몸과 마음이 온전한 휴식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는 거예요. 천천히 그리고 너무도 여유롭게 이 시간을 즐겨보시는 겁니다. 


7. 자, 이제 다시 호흡에 집중해 보세요. 그리고 인식의 시선을 현실로 되돌리시는 겁니다. 너무 무겁지 않게 가볍게 호흡해보세요. 이제 현실 속의 내 감각들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지금의 향기, 지금의 소리, 지금 내 몸이 닫는 촉감의 느낌과 시선은 천천히 인식하시는 겁니다. 다시 한번 호흡을 크게 내뱉으시며 숨을 고르시고 조금씩 천천히 몸을 움직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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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자, 완벽한 바다는 사실 상상에서만 가능합니다. 현실의 바다는 우리의 상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일 경우가 더욱 많죠. 우리가 원하는 행복 역시 이와 비슷할지 모릅니다. 가장 이상적이자, 완벽한 행복을 꿈꾸지만 현실 속의 감정은 이와 다를 경우들이 더욱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라는 존재는 상상 속의 감각과 현실의 느낌을 균형에 맞춰 잘 버무려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야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이상과 현실, 실망과 기대감의 가치들이 던지는 아쉬움을 나름 방식으로 다르게 해석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잘 따라오셨습니다. 오늘은 내 안 존재하는 감각들의 기억을 관찰하는 시간이었어요. 이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셔도 괜찮고 내가 간지러움이나 통증을 느꼈던 부위를 쓰다듬어 주셔도 좋아요. 우리의 무의식은 시각적 정보만을 남겨놓지 않습니다. 수많은 감각들의 기억들을 묻어놓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죠. 과연 그 기억들이 너무도 나빴기 때문일까요? 전 그렇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가끔씩 자신의 기억 속에 남겨진 감각들을 일깨워보는 것, 이것은 우리의 이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만드는 좋은 방편이 될 것입니다. 3회 차는 이렇게 마무리할까 합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느꼈던 감각의 느낌을 댓글로 작성해주셔도 감사할 듯해요. 다음 시간까지 행복한 시간들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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