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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cide Mio Jun 24. 2024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에

카를로스 가르델

카를로스 가르델이라는 옛 날 가수의 이름이 낯선 분들이라도 탱고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알파치노가 탱고를 추던 순간에 나온 음악 " Por Una Cabeza"를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음악을 작곡하고 노래한 사람이 가르델입니다.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 중에서 대표적인 곡이라 할 수 있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El Dia Que Me Quieras)"이라는 노래를 가르델의 목소리로 듣고 나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아래의 클립은 1935년 가르델이 출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https://youtu.be/ubvfktaFkJ8?si=6HLvpDtYVGHITrdn

이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 스페인어가 신통치 않아 영어 번역과 그와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언어 번역을 참고했습니다. 가사를 보면 한 여성의 사랑으로 인해 위안을 얻고 상처를 치료받는 남자가 나옵니다. 제가 듣기에는 가사도 가사이지만 애절하게 시작하는 노래의 첫 부분이 너무나 낭만적으로 들렸습니다.


Acaricia mi ensueño el suave murmullo de tu suspirar.

Como rie la vida si tus ojos negros me quieren mirar.

Y si es mio el amparo de tu risa leve

que es como un cantar, ella aquieta mi herida, todo todo se olvida.

당신이 숨결을 타고 흐르는 부드러운 속삭임이 내 꿈을 쓰다듬는군요.

만일 당신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면 인생은 얼마나  흐뭇할까요.

그리고 노래하는 것 같은 당신의 가벼운 웃음이 내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상처를 달래고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들겠지요.


El día que me quieras la rosa que engalana,

se vestirá de fiesta con su mejor color.

Y al viento las campanas dirán que ya eres mía,

y locas las fontanas se contaran su amor.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 장미들은 마치 파티에 가는 것처럼

가장 아름다운 색깔의 옷을 입고 치장할 것입니다

교회의 종들은 지나가는 바람에게 당신이 이미 내 것이라고 말하겠지요.

그리고 세차게 뿜어 나오는 분수들은 당신의 사랑을 이야기하겠지요.


La noche que me quieras desde el azul del cielo,

las estrellas celosas nos mirarán pasar.

Y un rayo misterioso hara nido en tu pelo,

luciernaga curiosa que veras que eres mi consuelo.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밤, 하늘의 푸르른 곳에서

질투에 쌓인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겠지요.

그리고 한 줄기 신비로운 빛이 당신의 머리에 둥지를 틀고

호기심 많은 반딧불이는 당신이 내 위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1890년 프랑스의 툴루즈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카를로스 가르델은 아주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리고 혼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와 함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가르델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습니다. 가르델이 주로 활동했던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그리고 가르델이 가진 여권에 출생지로 기록된 우루과이, 이 세 나라가 모두 가르델이 자기 나라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만큼 가르델의 인기가 대단했고 그의 존재는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셔도 되겠지요.


가난하게 자라나던 어린 시절 가르델은 많은 가수들의 어린 시절이 그랬던 것처럼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어린 시절부터 남들이 놀랄 만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일찍부터 알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1906년 경에 학교를 그만두고 나온 가르델은 인근의 극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푸치니를 비롯해서 당시 아르헨티나에에서 인기가 있던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들을 보고 들으며 그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대 뒤에서 오페라와 연극에 출연하던 배우나 가수들의 노래를 기가 막히게 흉내 냈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일하며 정통 오페라 가수들을 만나면서 간간히 성악 수업도 받았고 그 과정에 벨칸토 창법을 배우기도 했다고 합니다만 오페라는 가르델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1910년 경에 가르델은 우루과이 출신의 친구와 함께 듀엣으로 인근의 싼 카페에서 노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오페라 음악이 아니라 미롱가와 같은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의 대중음악들이었지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스페인과 파리의 카페 무대에까지 진출하면서 서서히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갔습니다. 


그 무렵 공연을 다니던 가르델은 당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던 테너 엔리코 카루소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햇병아리 가수였지만 그는 "감히" 카루소 앞에서 노래를 했고 카루소는 가르델의 목소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그가 예전 극장에서 일할 때 배웠던 오페라 아리아를 불렀을 때 카루소는 이 젊은 가수가 전혀 고전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것에 놀랐고 목소리를 제대로 유지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가르델 자신 만의 스타일로 사람들을 찾아간 것이 1917년이었습니다. 그때 가르델은 당시 음악계에서는 최초로 탱고를 노래한 음반을 발표했었지요. 사실 19세기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항구 도시의 가난한 계층에서 시작된 탱고는 춤 곡으로서 그때까지는 주로 연주곡으로만 알려지던 음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음악에 가사를 붙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감정을 실어 노래하던 가르델은 어찌 보면 특이한 가수였지요. 과연 탱고를 노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수이자 무용가인 루벤 세리베르티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지난 2004년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인 조아키노 로시니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페사로에서 탱고를 공연한 그는 가르델의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탱고를 노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그러하고 우리 아버지에게는 더욱더 그랬습니다. 아버지는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탱고를 노래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카를로스 가르텔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해.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일찌감치 딴 일을 하는 게 좋아." 그것 외에도 탱고를 제대로 노래하기 위해서는 추위와 굶주림이 뭔지 알아야 하고 또 자신이 태어난 땅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어린 시절 저는 다른 모든 것은 해 보았지만 탱고를 노래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18살 때 저는 파리로 떠났고 그곳에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꼈지요. 고향과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나의 색깔과 나의 냄새에서 멀리 떨어져서 저는 엄청난 향수를 느꼈고 탱고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탱고를 노래하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아버지의 허락을 얻지 못했지요. 그래서 큰 용기를 내서 카세트를 제 노래를 녹음하고 아버지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부르는 탱고를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다리고 있었지요. 사실 아버지는 그때까지도 매일 가르델의 노래를 듣는 분이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미 가르델이 죽은 지 65년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가르델은 매일매일 노래를 더 잘 부르는 것 같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분이셨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보낸 카세트를 듣자마자 파리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얘야. 가르델은 정말 노래를 잘한단다. 하지만 너는 더 잘하는구나."


어쩌면 탱고는 바로 그런 슬픔과 고통과 외로움이 섞여 사랑으로 승화되는 음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세리베르티의 목소리로 부르는 El Dia Que Me Quieras입니다.

https://youtu.be/56fFbGktmTg?si=c-HbCT-206msUSLz

가르델이 부르는 탱고는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잘 생긴 외모 그리고 당시 등장한 레코드의 힘을 입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감동적인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직접 작곡하기까지 했던 그는 탱고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아르헨티나의 시인인 루이스 알포스타는 "가르델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형용사로 지금도 쓰이고 있다"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예술이던 직업이던 한 가지 일에 출중할 경우 "저 사람은 가르델이야."말한다고 합니다. 대신 절대로 노래하는 사람에게는 그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가르델에 대한 예의겠지요. 하지만 만일 누가 노래를 잘하지도 못하면서 잘하는 척 흉내를 내며 노래할 때는 "저 친구는 가르델 흉내를 내고 있구먼"이라고 한답니다.


전성기에 가르델은 발매하는 음반마다 인기를 얻었고 유럽과 남미 각 지역을 다니며 공연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막 유성 영화가 시작되던 무렵에 영화에도 출연하여 1920년대에 명실 상부한 월드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에서는 관객들의 성화에 진행 중인 영화를 뒤로 돌려 가르델이 노래하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기에 힘을 입어 가르델은 아르헨티나 배우로서는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여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중의 하나가 바로 맨 위에서 보신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El Dia Que Me Quieras)"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촬영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고 노래는 나중에 따로 녹음을 해서 필름에 삽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에 출연한 가수가 연기를 하며 노래할 필요는 없었지요. 입만 벙긋 그려도 되었지만 가르델은 고집스럽게 촬영 중에 노래를 제대로 불렀다고 합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가르델이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시작하면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콘서트 장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던 스텝들이 모두 모여들어 가르델의 노래를 마치 홀린 사람처럼 들었고 노래가 끝이 나면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죠. 가르델의 노래를 듣던 한 미국인 제작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 사람 성대에는 눈물이 들어 있는 것 같군."


1934년 경에 뉴욕 시티에서 이 영화를 찍을 무렵, 가르델은 종종 뉴욕 시티에 살던 아르헨티나 이민들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가르델과 가까워진 한 어린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가르델의 심부름을 하기도 하고 영어에 서툴렀던 가르델의 통역 노릇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아이는 가르델이 출연한 이 영화에 단역으로 얼굴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아노를 배우며 바흐와 하이든을 듣던 이 아이는 가르델이 부르던 탱고에 심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음악에 재능이 있던 이 아이를 가르델도 좋아했다고 하는군요. 아마도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훗 날 이 아이의 이름은 가르델과 더불어 탱고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리베르탱고(Libertango)라는 음악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가 바로 그 아이의 이름입니다. 이 두 사람의 짧지만 의미 있는 인연은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르델의 탱고가 대중 음악인들에게만 영향을 미친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클래식 성악가들이 가르델의 음악을 노래하기도 했지요. 그중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나이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있고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테너 마르첼로 알바레즈(Marcelo Alvarez)도 있습니다. 


특히 마르첼로 알바레즈는 가르델의 노래들 만을 모아서 지난 2001년에 음반을 만들기도 했지요. 그리고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In search of Gardel"이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가르델과 탱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가르델의 노래는 모노 녹음이고 많은 잡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싫은 분들에게는 알바레즈의 음반을 권해드립니다. 그 음반에는 현대 녹음 기술을 이용해 가르델과 알바레즈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도 있습니다. 


아래에는 스페인 출신의 테너 가수인 알프레도 크라우스(Alfred Kraus)가 부르는 El Dia Que Me Quieras입니다. 스페인 출신으로서 가사의 제대로 느끼고 노래하는 그의 노래는 마치 한 편의 격정적인 오페라 아리아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에서 표현해 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그는 끝내 노래를 마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과연 백전노장의 테너가 노래를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을까요? 

https://youtu.be/gA5z6xDYt8k?si=27qGFQGFco4FXHgM

알프레도 크라우스의 격정적인 노래처럼 가르델의 삶도 그러했습니다. 가난한 이민의 아들에서 출발하여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위안을 주는 노래를 통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되었지요.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입에서 불려지는 노래들과 함께 인기의 정점에 있던 1935년 갑작스러운 비행기 사고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세상을 떠난 것까지 그의 삶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사라질 수 없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1935년 1월에 뉴욕 시티에서 영화를 촬영한 후 가르델은 남미 순회공연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말에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공연하고 크리스마스는 아르헨티나에서 보낼 계획을 하고 있었지요. 그 해 6월 말 남미를 여행하던 가르델 일행이 탄 비행기는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 출발하여 메데인이라는 도시에 잠시 머무릅니다. 연료를 재공급하기 위한 들린 메데인의 공항에는 가르델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도 가득했었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가르델 일행은 팬들의 환호를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운집한 팬들이 보는 앞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활주로를 달려가던 가르델의 비행기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활주로 옆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다른 비행기에 충돌을 한 것입니다. 두 비행기 모두 이륙을 앞두고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였기 때문에 충돌과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고 몇 분 후에 달려온 소방관들이 손쓸 새도 없이 두 비행기는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다고 합니다. 


가르델의 비행기에서 몇 사람이 탈출했지만 그중에 가르델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화재가 진압된 후 남은 잔해 속에서 가르델이 가지고 있던 시계줄과 치아를 통해 가르델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그 모습을 보던 팬들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이 소식이 아르헨티나에 전해지자 전국은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르델에게 조의를 표시하기 위해 한 동안 라디오에서는 탱고를 방송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운구된 가르델의 시신은 파나마를 거쳐 미국으로 옮겨졌다가 그다음 해 초에야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열렸고 가르델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가르델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에는 가르델의 동상이 만들어졌고 가르델의 무덤에는 아직까지도 조문객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가르델의 무덤에 만들어진 가르델의 동상의 손가락에는 생전에 그가 좋아하던 담배가 연기를 피우며 늘 끼워져 있다고 합니다. 참배객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끼워놓는 거지요.

 

가르델이 세상을 떠난 지도 90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El Dia Que Me Quieras를 노래하고 연주한 음악인들은 참 많이 있습니다. 이 글을 준비하며 찾아보았더니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국내 영화에 이 노래가 삽입되었고 그룹 빅 마마의 이지영 씨가 이 노래를 불렀더군요. 이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있었구나 싶어 참 놀랐습니다. 아래에 그 노래를 연결해 봅니다.

https://youtu.be/k1zQkXt9Qqc?si=OAJd14eqfE60rf-W

언젠가 저녁 늦게 이 음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주가 나오고 "아 까리시아 미엔수엔뇨 엘 수아베..." 하면서 노래가 나오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이 노래가 달콤하게 들리던지 눈을 지그시 감고 감동에 겨워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가사를 따라 했지요. 그러다가 아차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노래가사처럼 정말 세상 모든 고통을 한 순간에 잊을 뻔했습니다. 


사실 그 일이 아니더라도 저는 탱고를 참 좋아합니다.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탱고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인격의 무게 때문에 몸이 따라 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탱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여 보고 싶습니다. 그런 기회가 오겠지요. 


마지막으로 플라멩코 가수인 디에고 엘 시갈라(Diego El Cigala)가 부르는 이 노래를 연결해 봅니다. 가르델의 미성과 달리 플라멩코 가수 특유의 고음에서 꺾어지는 창법과 기타 반주를 맡은 후안호 도밍게즈(Juanjo Domínguez)의 연주가 서로 대화하듯  어울리면서 이 노래에 새로운 맛을 들려줍니다. 발표된 지 백 년에 가까워지는 음악이지만  아마 앞으로도 새롭게 이 노래를 해석하는 음악인들이 더 나오겠지요. 그게 또 이렇게 오래된 노래를 듣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https://youtu.be/XoCEFGYiU30?si=_cdxlG3hmLdt-Qtk


* 아래에는  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한 음악인들의 영상을 찾아 플레이 리스트로 만들어 모아봤습니다. 누가 부르는 버전이 가장 마음에 드시는지 한 번 알아보십시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OD4qcWqmAtFwiwhGyTeMS4xhG6F-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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