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생각하다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서로 다를 뿐이다"
지난 26일 '2021 서울시민회의'의 1차 주제별 회의가 개최됐다.
총 세 차례 예정된 주제별 회의 중 첫 번째 시간인 이번 회의는 상반기 의제인 <기후위기 시대, 서울의 역할>에 대하여 전문가의 발제를 듣고 기후위기에 대한 기초 지식을 학습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우선 신근정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의 전문가 발제가 있었다. 신 대표는 "기후위기와 온실가스 감축은 우리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이라 운을 뗐다. 발제는 약 15분 정도 진행됐는데, 주로 기후위기의 현상황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서울시의 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 개괄적으로 개념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후 사전 구성에 따라 1차 조별 토론 시간을 가졌다. 신근정 대표의 발제를 듣고 느낀 점과 궁금점을 서로서로 나누는 과정이었다.
조○○ 위원은 서울시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중 하나인 '그린 빌딩'을 언급하며 "현재 건축 중인 원룸, 오피스텔 등에도 '그린빌딩'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규모다, 영세업자들이다 하며 건축 당시는 봐주다가 "다 짓고 나서 '그린빌딩'으로 고치자고 하면 무슨 소용이냐"라고 꼬집었다.
노○○ 위원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을 비교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자면서 원자력 발전은 왜 배제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탄소 배출량으로 보면 원자력이 태양광의 절반이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째서인지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모든 담론들에서 원자력 발전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며 태양광이며 풍력이며 신재생에너지에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원자력 발전소 폐쇄해 전력량이 모자라자 결국 석탄 발전에 매달리는 촌극이 벌이고 있다.
필자는 신근정 대표가 강연에서 "서울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만 한다"라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과연 인구 천만의 대도시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것이 가능한 소리일까?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할까? 신재생에너지의 장점만 부각하며 설명하였는데 부작용은 없는 것일까?
평소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듣고 있으면 그들은 항상 '신재생에너지'는 완전무결하며 마치 '신이 주신 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묘사한다. 단순히 발전 방식을 '에코'하게 바꾸기만 하면 신음하는 지구가 뚝딱 완치되는 양 말한다. 종국에는 5년 10년 안에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고 겁박한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로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고 그에 반해 얼마나 효율이 떨어지는지, 애꿎은 산림벌목과 역설적인 환경파괴, 발전의 불안정성 등에 대해는 일언반구 않는다.
이러한 나의 궁금증은 '전체 토론 및 전문가 질의응답'에 소개되었고 전체 위원 앞에서 발언할 기회가 주어졌다. 서울시청 강당 대형 스크린에 내 얼굴이 떡하니 나오는 상황이라니. 이럴 줄 알았으면 얼굴이 멋지게 잘 나오는 각도로 카메라를 세팅해 둘 걸 그랬다.
2차 조별 토론에서는 '그렇다면 서울시는 어떤 정책을 먼저 시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상호 의견교환이 있었다. 서울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5대 분야로 △그린사이클, △그린빌딩, △그린숲, △그린에너지, △그린모빌리티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 토론에서 발표된 선호 조사 결과를 보니 그린사이클이 39%로 1순위, 그린빌딩이 34%로 2순위였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자원순환과 재활용에 집중하자는 그린사이클이 1순위로 꼽힌 것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가자'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였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건축물을 '그린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그린빌딩이 2위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적극적인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서울에 활기를 불어넣겠다 공언한 만큼 서울시민회의의 뜻을 헤아려 재빠르게 사업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신근정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과감하게 상상해서 꿈꾸던 미래를 그려나가 보자"라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 다음 세대에게 푸른 자연을 물려줄 꿈을 상상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필자는 아직까지 기후위기가 실재하는지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고, 극단적인 환경론자들이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이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씩 해나가고자 한다. 스스로 공부하고,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내 고민하는 과정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작게나마 변화를 일으켜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의 의무이고 다음 세대에 대한 예의일 테니.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