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싫어하는 사람 손?
그럴 줄 알았다.
버터 싫어하는 사람은 인어공주만큼 찾기 어렵다.
버터는 마법의 식재료다.
망한 음식이 있다면 버터를 넣어보라.
화려하게 부활한다.
스타벅스에서 버터바를 처음 맛보았을 때 생각했다.
‘궁극의 버터 맛이네. 스타벅스 주식을 더 사야겠어.’
쿠폰 선물이 들어올 때마다 버터바로 바꾸기 시작했다.
하나를 먹으면 두 개를 더 먹고 싶었다.
3800원이라 두 개를 더 살 수는 없었다.
안되겠어. 남편. 버터바 만들어줘. 실컷 먹어보게.
남편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냈다.
버터바는 쿠키 시트와 버터 필링으로 나뉜다.
쿠키 시트 재료 - 버터 120g. 원당 40g, 소금 조금, 조청 30g, 박력분 160g, 아몬드 분말 50g
버터 필링 재료 - 버터 300g, 원당 300g, 소금 조금, 달걀 하나, 바닐라 익스트렉트 조금, 중력분 230g(우리는 중력이 없어서 통밀박력에 강력 섞음). 조청 70g, 생크림 60g
1. 버터는 미리 실온에 꺼내두어 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쿠키 시트 재료를 위에 적힌 순서대로 볼에 하나씩 넣으면서 주걱으로 섞는다.
사각 틀에 넣어 평평하게 편 후 굽는다. 170도에 20분.
틀을 꺼내 그대로 식힌다.
2. 버터 필링 재료를 위에 적힌 순서대로 볼에 하나씩 넣으면서 핸드믹서로 섞는다.
쿠키 시트 위에 버터 필링을 마구 퍼 담는다. 대충 담으면 된다.
오븐에 들어가면 녹아 자동으로 평평해진다. 170도에 50분 굽는다.
틀을 꺼내 차가운 곳에서 6시간 식힌다.
완성된 버터바를 잘라 맛을 본다.
고소함이 폭발한다. 와우.
버터 풍미가 입안 가득 느껴진다.
스타벅스 안녕. 다른 빵집들도 안녕.
여러 곳에서 버터바를 먹어봤지만 이게 가장 맛있다.
대체 왜?
뉴질랜드 버터를 사용해 그런가?
버터 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버터의 품질이다.
뉴질랜드나 프랑스 버터를 사용하면 좋다.
칼로 자르니 13개가 나온다(틀이 작아 버터 필링을 3개 분량정도 남겼다).
총 재료비는 만 원 정도.
버터 섞는 게 좀 귀찮을 뿐 만들기는 쉽다.
꼭 집에서 만들어 보시길.
버터바는 하나씩 랩으로 감싸 밀봉한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
다만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사실이 있다.
작은 버터바 한 개에 들어있는 당은 약 28g.
버터바를 먹을 때마다 각설탕 9개가 몸속에 함께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버터는 포함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나 나나 눈 두 개 깜짝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잘 안다.
남편은 버터버를 만드는 김에 버터 스콘도 만들었다.
스콘은 대충 만들어도 맛있다.
만드는 법은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다.
밀가루, 버터 많이, 이스트, 우유, 설탕, 소금을 한데 섞어 대충 모양을 만든 후 190도에 20분 굽는다. 끝
스콘은 따뜻할 때 먹으면 가장 맛있다.
버터바는 차가울 때 먹으면 가장 맛있다.
출근하며 남편은 당부했다.
버터 스콘이든 버터 바든 하루에 하나만 먹으라고.
동시에 두 개는 절대 안 된다고.
버터와 설탕 양을 생각하라고.
남편은 손가락을 걸라고 했다.
난 손가락을 걸지 않았다.
이미 버터바 두 개, 스콘 두 개를 먹은 상태다.
버터 싫어하는 사람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