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붕세권에 산다.
100m 내에 붕어빵 파는 포장마차가 세 곳이나 있다.
반면 호빵 기계가 있는 편의점은 하나도 없다.
네 곳을 방문한 후 다섯 번째 사장님께 물어보니 내부가 좁아 기계를 놓을 데가 없단다.
붕어빵과 호빵은 겨울을 위해 태어난 간식이다.
추운 날일수록 빛이 난다.
겨울이 오면
우리 집 냉동실과 냉장실엔 붕어빵과 호빵이 상시 대기 중이다.
겨울만 되면
허기진다.
헬스를 주 5일 3개월째 다니고 있는데 살이 1kg 더 찐 이유는 붕어빵과 호빵 때문이다.
헬스장 안 다녔으면 어쩔 뻔했어.
올해는 슈크림 붕어빵에 폭 빠졌다.
‘꼬리까지 들어있는 슈크림 붕어빵’ 문구에 혹해서 슈크림 붕어빵을 한 봉지 샀다.
진짜 꼬리까지 슈크림이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
꼬리까지 슈크림이 들어 있지 않은 미니 붕어빵도 샀다.
다행히 몸통에 슈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호빵은 삼립 야채호빵이다.
호빵은 찜기에 쪄야 해서 번거롭긴 하다.
생긴 게 워낙 귀여우니 봐주기로 한다.
달콤한 간식을 먹고 반신욕을 하고 뜨거운 차를 마시고 달력을 쳐다본다.
겨울은 아직 제자리에 있다.
너와 사이좋게 지내려는 내 노력을 좀 알아주면 좋겠는데.
오해는 마.
네가 싫다는 건 아니야.
봄, 여름, 가을이 더 좋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