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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책이 돋보이는 공간

by 유자와 모과
수원스타필드.jpg


부모님을 모시고 수원 스타필드에 다녀왔다.

부모님 댁에서 3km 거리다.

늦은 평일 오후. 차로 30분이 걸렸다.

스타필드 입구 쪽에 도로 정비 공사를 하고 있어서 혼잡했다.

평일인데도 주차장은 가득 찼다.


새로 오픈한 곳이라 온통 반짝반짝하다.

4층부터 7층까지 도서관이 통으로 연결되어 있다.

별마당 도서관이다.


오래전, 코엑스가 리모델링을 마치고 별마당 도서관을 공개했을 때 감탄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마음껏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니.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은 압도적이다.

책장이 벽 전체를 덮는다.

인테리어는 책이다.

층마다 편하게 앉아 독서할 수 있도록 좌석도 신경 썼다.

커피 집도 여기저기 있어 책 읽기 완벽한 조건이다.

빈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오픈 초기라 책 읽는 사람보다 사진 찍는 사람이 더 많다.

구경하는 사람은 더 많다.

엄마는 책장에 꽂힌 책을 가져다가 아무데나 앉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한 모양이다.

도서관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빠는 식당 메뉴에 관심이 많다.

7층 식당가(잇토피아)를 꼼꼼히 둘러본다.

저녁으로 뭘 먹을 건지 고민하고 있다.

그럼 뭐하나.

재료 소진으로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적은 걸.

아직 평일도 복잡하다.

3월은 되어야 쾌적해 질 듯하다.


5층에 눈길을 끄는 장소가 있다.

LP 카페 바이닐이다.

성수동에도 있다고 한다.

소파마다 턴테이블이 있어 직접 고른 LP를 들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와 좋다.


입장료가 비싸다.

음료 한 잔 포함에 18500원이다.

2시간 시간제한도 있다(대기자가 없으면 하루 종일 이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가격 보고 움찔했다.

턴테이블 6만원이면 사는데.

LP판이 비싸니 할 말은 없다.


책이 주인공인 수원 스타필드.

식물이 주인공인 더 현대 서울.

작품이 주인공인 파라다이스 시티.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행복해지는 공간들이다.

아무것도 사지 않기는 힘들겠지만.



인도는 물론 세계가 존경하는 문헌정보학자 랑가나단은 '도서관학 5법칙'이라는 것을 만든 바 있다.

1. 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2. 책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3 모든 책은 그 독자에게로 4. 독자의 시간을 절약하라. 5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도서관 산책자> 강예린. 이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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