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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와 모과 May 27. 2024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활자 수면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평소에는 정신이 말짱하다가도 책만 펼치면 스르르 잠이 드는 사람을 일컫는데요. 

남편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단어입니다. 

남편은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책은 교과서만 있는 줄 알았대요. 

아무리 재미있는 책을 손에 들려줘도 금세 하품을 합니다. 

옆에서 볼펜만 똑딱거려도 시끄러워 책을 못 읽겠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반면 저는 독서가 습관이 되어 쉽게 몰입이 가능합니다. 

누가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고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 소리도 어느덧 사라집니다. 


누구에게나 매일 24시간이 주어집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이 완성되어 갑니다.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 시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창작할 수 있는 시간이 풍족하다고 하더라도 몰입하지 않으면 그 시간도 의미 없이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최고의 적은 핸드폰과 인터넷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곁에 있는 전자 기기들은 끊임없는 관심을 요구합니다. 

얼마나 보채는지 몰라요. 

우리는 창조적인 활동을 하면서 카톡을 확인합니다. 

전화를 받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합니다. 

멀티태스킹(다중 작업)에 익숙해지면 한 가지 활동만 하는 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멀티태스킹은 우리에게 몰입할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업무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집중력을 저하시킵니다. 


전문가들은 뇌가 멀티태스킹을 하게 되면 단기 기억력에 손상을 일으켜 지능지수(IQ)가 저하되거나 젊을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뇌가 쉴 새 없이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게 되면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혼자 점심을 먹을 땐 신문을 읽거나 유튜브 강의를 듣습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글만 쓰려 부단히 애를 씁니다. 

가족 전화 외에는 받지 않습니다. 


글은 주로 오전에 씁니다. 

녹내장이 있어 노트북 화면을 오래보면 눈이 아파옵니다. 

신체적 한계가 있기에 오전에 최대한 집중해 글을 써야 합니다. 

노트북 바탕화면에는 휴지통, 한글 2010, 내 글 폴더, 현재 작업하는 파일, 앞으로 작업할 파일 몇 개가 전부입니다. 

딴 짓을 하지 못하도록 화면을 무미건조하게 바꿔버렸습니다. 

어떤 작가들은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는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환경 자체에 제약을 두는 거지요. 그만큼 집중이 어렵습니다. 


우리는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가이지만 사회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인간관계, 직장생활, 일상의 사건이 나를 괴롭히고 근심에 쌓이게 합니다. 

창조활동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창작을 시작하기 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를 다스려야 합니다. 

주변에 불편한 관계가 있다면 되도록 화해를 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운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작품 활동을 할 때도 신경이 쓰여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나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일들은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 합니다. 

그때마다 동료가 말합니다. ‘일어날 일은 언젠가 일어난다.’ 


아무리 운전법규를 잘 지키고 안전하게 운전을 해도 누군가 뒤에서 내 차를 들이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음속으로 걱정하는 일들의 90%는 실제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걱정도 습관입니다. 하면 할수록 걱정이 많아집니다. 

머릿속이 다른 생각으로 가득차면 창작에 전념하기 어렵습니다. 


평온한 상태에서 창작 할 때 집중력도 생겨납니다. 

이미 벌어진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을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현재 이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합니다. 

크로노스(양적인 시간)도 중요하지만 카이로스(질적인 시간)도 중요합니다. 

하루에 창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단 10분이라도 그 시간 내내 몰두할 수 있다면 카이로스의 시간이 쌓여 반드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농밀한 시간의 힘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작품의 완성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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