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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와 모과 Jun 17. 2024

중독되면 안 된다

무언가에 중독된 적 있으세요? 

중독이라 하면 흔히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포르노 중독을 떠올립니다. 

중독은 나와 상관없다 여기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습니다. 

주변에도 콜라나 바둑에 중독되었던 지인들이 있습니다. 


중독은 정신과 몸이 상하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를 억제할 수 없기에 위험합니다. 

중독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고통을 주며 에너지를 소모시킵니다. 

중독에 빠졌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그것과 거리를 두어 보는 것입니다. 

핸드폰, 컴퓨터, TV 없이 하루를 보낸 적이 있나요? 없다면 딱 하루만 시도해 보세요. 


많은 학생이 핸드폰 전원을 한 번도 끈 적이 없다는 설문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서도 핸드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루 종일 TV를 켜놓는 사람도 있고 수시로 핸드폰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언가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면 내 인생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저도 중독이 이런 걸까 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커피를 매일 두 잔씩 마시던 때였는데요. 

며칠 동안 너무 바빠 커피를 마시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부터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감기에 걸린 줄 알았습니다. 

문득 커피를 마시지 않아 몸이 힘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를 내린 후 한 시간쯤 지나자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몸도 나아졌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몸이 커피에 중독되어버린 거죠. 무서웠습니다. 

몸 컨디션이 커피 한잔에 좌지우지 된다는 걸 알고부터는 커피를 하루에 한잔으로 줄였습니다. 

가끔은 일부러 마시지 않습니다. 


술에 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가와 술은 잘 어울리는 단어처럼 보입니다. 

창작은 정신적 소모가 많은 활동이라 긴장을 풀어주고 생각을 유연하게 하는 데 술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창조 활동에 몰두한 후 휴식을 취하며 마시는 건 좋지만 과한 음주는 오히려 창작에 방해가 됩니다. 

장기적으로도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시켜 우울한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뇌가 의욕을 잃어버리는 거죠. 


담배, 커피, 약물도 중독성이 있기에 통제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자제를 반복하면 정신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술과 약물에 빠져 있으면서도 위대한 작품을 완성한 예술가도 많습니다. 

누군가 떠오르시나요? 

스스로를 자제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예술가도 헤아려 보세요.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중독은 창조 과정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에 모든 에너지를 쏟은 후 탈진하는 것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한걸음씩 나아가는 게 더 낫습니다. 창조하는 데 중독이 되면 몸이 망가지거나 정신이 피폐해지는 걸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짧은 시간에 위대한 작품을 쏟아내고 기력이 쇠하는 것보다는 오래 살아 있으면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모차르트는 35년의 생애 동안 600여곡을 작곡했습니다. 

고흐는 10년 동안 1000점의 작품을 남기고 37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불멸이 되었지요. 

그들이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작품을 완성하느라 생명 에너지를 소진해 버리는 대신 좀 더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창조 활동을 할 때는 미래를 바라보고 느긋하게 계획해 보세요. 

매 순간 너무 잘하려 하면 강박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온종일 작품에 매달리며 괴로워하기보다 잠시 손을 놓고 작품과 거리를 두어 보세요.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뇌를 쉬게 해야 합니다. 

정신적으로 큰 압박을 받으면 대부분은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 글을 쓸 때 우선 생각나는 대로 문장을 적습니다. 

주어 동사가 맞지 않아도 넘어갑니다. 

하루에 써야 할 분량도 최소 한 문단으로 정해 놓아 부담 없이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는 핸드폰에 말로 녹음 할 수도 있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녹음 파일을 글로 풀어내면 됩니다. 


저도 가끔은 식사도 건너뛰며 꼼짝 않고 글을 쓰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쓰고 먹어야지 하다보면 때를 놓치거나 대충 간식을 먹으며 배를 채우게 됩니다. 

한 두 번은 괜찮지만 이런 습관이 익숙해지면 건강도 나빠지고 뇌도 혹사당합니다. 


휴식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애를 써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가로운 시간이 있어야 그 안에서 공상이 생겨나고 아이디어도 탄생합니다. 

작품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멈춰 서서 살펴 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끔은 창조를 완전히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도 필요합니다. 


‘정신이 고양되다’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높은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그러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몸이 인식하는 것이지요. 

생각이 흘러 갈 수 있도록 달려도 보고 높은 곳에 올라 정신도 정화시켜 보세요. 


일상이 곧 작업인 삶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방심하다가는 작품이 삶을 삼켜버릴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짧은 여행을 떠나 보세요. 

여행은 자신만의 생각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내가 속한 이웃 공동체와 마을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 뇌는 자극을 받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방인의 입장이 될 때 역설적으로 자신의 삶과 작품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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