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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다 Aug 24. 2021

왜 대출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까?

고객님, 더 이상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대출상품을 판매하여 이자를 받고 이윤을 창출하는 은행이 당분간 대출상품을 팔지 않겠다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어요. NH농협은 8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어요.(신용대출과 긴급 생계자금은 제외) 이 외에도 우리은행과 SC 제일은행도 각각 전세자금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어요.


은행에서 대출이 막히자 미리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불안감에 대출 심사 요청이 몰리고 있다고 해요. 또한 마이너스 통장 발급 개설 문의도 함께 급증하고 있어요.


이러한 일의 가장 큰 원인은 가계대출의 폭발적인 증가세 때문이에요. 올해 초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과 빚투(빚을 내서 투자)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였어요. 코로나 19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준금리를 낮추고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는데요. 이 돈들은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 투자자본으로 흘러 들어갔고 여기에 사람들은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하며 과열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가계부채 잔액이 사상 최고 금액인 1700조 원대 이르렀다고 해요.

특히 2030 세대가 영끌로 돈을 모아 주택, 주식, 코인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증가세에 가장 큰 역할을 했어요. 실제로 지난 3월 말 현재 2030 세대의 빚 규모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해요.


금융당국은 이러한 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는 방편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각 은행에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 ~ 6% 이내로 관리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 중 전년 연말 대비 7%로 가장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기록한 농협은행이 대출 중단을 선언한 것이에요.


이러한 제한 조치가 전 은행권으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실제로 올해 말에 대출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대출이 막힐까봐 혼란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해요.


신규 대출 중단이 아니더라도 모든 은행에서 대출 금리를 인상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요.


규제 1. DSR 규제 시행 타임라인을 앞당기는 방법도 검토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방안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해요. 지난 7월부터 전 규제지역의 6억 원 초과 집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 원 초과의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누었을 때 4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DSR 규제를 시행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대출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자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고자 했던 DSR 규제를 앞당기고 1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DSR 규제를 적용받던 2금융권도 함께 대출 규제를 동일 수준까지 강화하여 대출 수요가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고 해요.

DSR 규제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규제 2. 금리 인상의 움직임


시중은행들이 기존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없애고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사실상의 대출금리 인상이 시작되었어요.


국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지난 18일부터 변동금리 조건의 주담대 금리를 연 2,48% ~ 4.24%로 결정했어요. 한 달 전 연 2.34% ~ 4.13% 수준과 비교하면 0.11%나 높아진 수준이에요. 은행권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경기 회복세라 판단하고 이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돼요.


한국은행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신규 대출자와 기존 대출자 모두에게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어요. 다만 코로나 19로 인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 큰 폭의 기준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요.


규제 3. 신용대출 한도도 축소


금융당국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을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2030 세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주식, 코인 등 투자 목적의 1억 원 이하의 신용대출이라고 지목했어요. 그래서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의 1배 수준으로 축소될 예정이에요.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1.5배 ~ 2배 수준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예상되어요.


이와 관련하여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카카오뱅크인데요.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2배에서 1배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신용대출 또한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전 금융권의 신용대출 한도 제한 조치를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요.


다른 한 편에서는 대출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자의 목적뿐만 아니라 실거주를 위한 주택 매매, 전세 관련 자금, 코로나 19 관련 생활 안정자금 등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단순히 대출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하여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반응도 있어요.


가계 부채 증가가 두려운 이유


왜 정부가 이토록 가계 부채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출을 못 받게 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미칠듯이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영영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빚을 내어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 사람은 매달 원금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하는데 매달 이자만 갚다 보니 점점 소비에 대한 압박이 생기게 되고 소비 자체가 줄어들게 되어요. 결국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소비가 감소할 수도 있어요.


만약 이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고 계속 연체하다가 파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한 두 건은 금융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러한 수가 많아질수록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되어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자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정부가 엄격하게 대출을 관리하려는 것이에요.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에 일어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예요. IT 버블과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펼쳤고 직업, 소득, 신용과 상관없이 신용 등급이 가장 낮은 서브프라임 등급까지 무분별하게 대출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본이 유입되며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기 시작했고 결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나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채무불이행이 6%에서 30%까지 올라가게 되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이 초토화되었어요.


우리나라의 가계 대출 증가도 대부분 집과 관련된 것이 가장 많아요. 결국 지금과 같은 가계 대출 증가세에 부동산 거품이 꺼지게 되면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하게 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사한 금융위기가 올 수 있어요.


그래서 정부도 이러한 위험성을 알고 계속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는 상황이 조금 달라요. 2030 세대의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와 코로나 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 대출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가계 부채를 줄인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대출 중단, 금리인상, 한도 축소 등 대출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요. 대출 규제의 변화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맞춰 대출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좋아요. 이후 대출 실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대출은 미리 조건을 확인하고 대출을 받아야 해요.


* 이 콘텐츠는 2021.08.24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대출 막히기 전에 미리 대출 조건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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