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태권도 도전: 내 첫 싸움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덤벼!




1987년,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아침 전체 조례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4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나를 보고 비웃었다. 기분이 나빠져서 그 아이의 눈을 쳐다보자 그가 내게 말했다.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덤벼!”

나는 순간 화가 났다. 옆에 있던 친구들은 내가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황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4학년 아이는 계획적으로 나를 유인하며 태권도 겨루기 자세를 취했다.

“왜? 4학년이 까부니까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먼저 공격해. 태권도 배웠다며?”

나는 태권도 도장에서 배운 발차기로 먼저 공격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공격을 잘 피하고 옆차기로 나의 가슴을 찼다. 어느새 주위에는 구경하는 아이들로 인산인해였다.

나는 아픈 것도 모르고 그에게 또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잘 피하면서 돌려차기로 나의 얼굴을 찼다. 나는 뒤로 넘어지며 땅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 아이는 나를 비웃고는 교실로 돌아갔다.

나는 화가 많이 난 채 교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상했다. 작은 목소리로 서로 소곤거리고 있었는데, 마치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알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나와 싸운 아이는 4학년 중 제일 싸움을 잘하는 아이였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나를 가볍게 보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잠깐! 심리학적 마무리를 하면서

심리학적으로 이 상황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공격성(Aggression)'과 관련이 있다. 공격성은 흔히 분노와 관련되어 행동으로 표현되지만, 그 뿌리는 자신을 방어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당시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친구들 앞에서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게 된 것이다. 이는 '자기조절(Self-regulation)'과도 연관된다. 사람은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에서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나는 그때 감정에 휘말려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지 못했다.


나중에 이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조절하고 반응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성숙 과정(Maturation Process)'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나의 실패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이후 사회적 관계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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