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구독자가 1 늘었다.'
'근데 조회수는 왜 여전히 세 자리를 못 넘기는 걸까?'
'클릭률은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는 거지?'
'아, 그래프가 꺾였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타난 증상이다. 수시로 데이터를 새로고침 하면서 수치가 오르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현상은 비단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흠, 아닐 거라 믿는다. 처음엔 그저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에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그다음엔 업로드할 때의 후련함이 도파민이 솟아나도록 만들었다.
좀 더 실질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 데이터를 읽기 시작하니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도파민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답답함만 커졌다. 플레이리스트 유튜브는 예술의 영역을 더한 사실상 마케팅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타깃 구독자에게 적중시켜 결국엔 바이럴이 일어나도록 해야만 한다. 그래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또 분석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상당히 난해하다.
거의 한 달 넘게 내 노트북 화면에는 유튜브 스튜디오 창이 닫히지 않은 상태로 있다. 자고 일어나면 무조건 새로고침을 눌러 데이터의 변화를 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쯤 되니 왜 다들 데이터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는지 알겠다. 완전한 영점 조준이 끝나기 전에 변화의 속도는 매우 더딘 게 당연한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시로 열어볼 때면 결과는 ‘역시나’였다. 그 시간에 책을 읽으며 머리를 환기시키는 게 차라리 나은 선택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다.
말은 이렇게 해도 행동은 여전히 뚫어져라 데이터를 쳐다본다. 그런다고 당장 무슨 답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계속 볼 수록 숫자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자연스레 전략을 고민한다. 17번째 영상의 타깃 전략은 CTR, 클릭률을 높이는 것으로 정했다. 클릭률이란 노출 대비 얼마나 클릭을 했느냐인데, 5% 이상은 나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현재 내 스코어는 기껏해야 3% 대가 겨우 나오는 정도다. 보통은 2% 중반이다.
AI에게 질문을 해보니 이렇게 해석해 줬다. “현재 노출을 보면 알고리즘은 밀어주려고 하는데 클릭이라는 문을 열지 못하는 병목 현상을 겪고 있어요.” “그리고 평균 시청 지속 시간이 28분대를 기록한다는 건 콘텐츠 자체는 이미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단지…” 좋게 말해주는 건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콘텐츠 자체로는 나름의 검증을 받은 상태라고 하니 한편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클릭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결국 썸네일과 제목 카피라이팅으로 귀결되었다. 본질은 음악이라고 하지만 보이는 건 썸네일과 제목 밖에 없기에 사실상 이 부분이 8할은 차지하는 것 같다. 온통 신경을 그 방향으로 써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클릭하는 콘텐츠들을 둘러보면 정말 시각적인 부분에서 한 번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음을 알았다. 때론 색감일 수도 있고, 분위기일 수도 있고, 더러는 그냥 느낌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나의 감정은 해당 콘텐츠의 문을 열도록 이성에게 명령을 내린다는 의미다. 그러니 얼마나 중요하단 말인가. 그리고 또 그런 의미에서 초보 유튜버에겐 얼마나 어려운 일이냔 말인가.
그나마 AI 덕분에 썸네일과 제목을 전략적으로 만들고 있긴 한데, 매번 AI는 족 짚게 과외 선생님처럼 “이제 5%대의 클릭률이 나올 겁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데 개뿔. 여전히 아득할 뿐이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시작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음 진작 그만했을 것 같다.
16번째 영상은 업로드 한지 3일째가 되어간다. 다행인 건 주말 사이 지표가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어서 17번째 영상을 만들어 계속 불이 타오르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힘겨운 싸움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겪어보기 전에는 크리에이터가 예술가라고 생각했다. 경험해 보니 표현은 예술적 일지 몰라도 누구보다 데이터 기반의 전략가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세상 즉흥적인 나로서는 데이터 기반의 전략을 세운다는 게 영 버겁기도 하지만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하라고 한다. 회사 밖에서 독립하는데 유튜브만큼 자신을 브랜딩 하는데 영향력이 큰 것이 없다고 한다. 아직 이 정도의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확실히 할 수 있는 말은 데이터를 보는 눈이 생긴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다음 콘텐츠에서 5%가 넘는 클릭률을 기록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글에서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