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위한 글쓰기 노트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요즘 시대의 질문은 대체로 이 세 가지와 맞닿아 있는 듯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중 가장 큰 것은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 것이지 않을까.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는 우리의 삶에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은 그만큼 기대수명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면서 자연스레 노후를 맞이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환갑도 청춘이라 불리는 시대다. 직장은 더 이상 사람의 긴 기대수명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아니기에 이제는 부업이나 N 잡은 오히려 회사에서도 권장해야 하는 삶이 된 듯 보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 개인에게 직장생활도 N잡 중 하나가 되었음을 회사들이 인정해야 하는 시대가 아닐까.
길어진 삶. 불안정한 소득 구조. 무한한 기회가 존재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상대적 박탈감을 맛보는 온라인 생태계. 그 속에서 나를 돌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연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멀티태스킹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하는 것 등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 다르게 수백수천 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을 거쳐 마음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아무리 오늘 하루의 To-do 리스트를 작성했어도 순간 파고드는 알고리즘의 파도를 만나면 5분, 10분은 물론이거니와 30분, 심지어 1시간도 훌쩍 지나가버리는 일을 경험하곤 한다.
나에게 글쓰기는 적어도 이런 혼란함을 잠재우는 방법이다. 아니, 오히려 글을 쓰다 보니 생겨난 버릇이 한 가지 있는데, 혼란을 반갑게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소란하다는 것은 즉 내 안에 꺼내야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소란이 늘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마치 활어가 가득한 수조처럼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땐 노트 한 권만 펼쳐놓고 생각을 무작위로 적어보거나 아니면 글을 쓰기 위한 화면을 띄워놓고 가만히 빈 화면만 바라보는 것이 제법 도움이 된다.
무엇을 하든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재능이 돈이 되는 시대이다 보니 글쓰기가 온라인 생태계를 살아가기 위한 수익화의 기본 소양으로서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콘텐츠를 많이 보게 된다. 나에게도 같은 목적이 있지만 그럼에도 점점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될 때면 글쓰기의 본질이 퇴색되는 듯하다는 우려가 생기기도 하다. 때론 내 마음도 흔들림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왜 써야 하는 것일까?
나는 왜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일까?
이제는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성찰이 필요한 시대다. 단지 커리어를 만들어 강의를 론칭하고, 내 콘텐츠를 팔기 위함이 아니라 본질 말이다. 나 역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저장해 놓은 글을 포함하여 브런치에 178번째 글을 쓰고 있지만 정작 글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진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한 마디로 정리해본다면 나는 나를 기록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기록을 통해 나를 내밀하게 만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부터 나는 오롯이 나를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 한다. 한 권의 브런치 북으로 엮어,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오직 나를 위한 글쓰기 기본서를 적어보는 것은 나를 점검해보는 차원에서, 글쓰기 메타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