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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Sep 26. 2022

내 방에 책이 쌓여가는 이유

- 삶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독서

"나는 그냥 한번 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그냥 했습니다."

대답은 쉽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렵다. 잘 나가던 사진의 길을 그만두고 완전히 생소한 음악에 뛰어들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규는 용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냥 했다. 그 그냥이 그의 인생을 재미나고, 특이하게 만들어주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겠습니다> 중에서_성현규 저


최근 완독 한 책 속에 나오는 문장을 적어보았다. 이 문장이 나에게 와닿은 이유는 딱 한 가지 단어가 지금의 나의 삶의 키워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냥"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도 책 표지에 적혀있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일부터 삶에서 이루고 싶은 커다란 목표까지, 
걱정 말아요. 그냥 한 번 해보는 거예요!






요즘은 글쓰기와 독서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시대인 듯 보인다. 좋은 현상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글을 쓰는 작가이자 공저 출간에 참여해본 저자로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한 명의 저자는 자신의 정수를 담아내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독함과 싸우며 보낸다는 사실이다. 


가혹한 것은, 그럼에도 퇴고의 과정을 통해 '이거다!' 싶었던 단어를 삭제하고, 공들여 쓴 문장과 때론 문단을 통째로 제하는 경험을 거쳐야만 한 권의 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노고 끝에 담아낸 저자의 생각과 언어 속에 어떠한 정수를 발견하여 재해석하고 나의 삶에 적용하여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해내는 과정이 독서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저마다 독서를 하게 되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내가 책을 펼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부터였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내가 바라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추상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 자연스레 책에 손이 가게 되었다.


육아를 하는 아빠에게 차분히 앉아서 책을 읽을 만큼의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이제는 책상에, 그리고 식탁 위에 어디든 손이 닿기 쉬운 곳에 한 두 권의 책을 놓아두고 틈틈이 책을 읽게 된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문득 과거의 나를 떠올려 보니 이런 나의 모습이 생경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읽을 것이라고는 책과 신문지 밖에 없던 시절, 10대의 나는 그렇게 책 좀 읽으라 할 땐 손에 잡기도 싫었다. 겨우 방학 숙제여서 책 한 권 읽을까 말까 했던 나에게 읽기 위해 가만히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시간은 그저 재미없는 시간이었다. 그땐 온종일 뛰어놀아도 부족했기에 독서는 마치 나의 자유를 빼앗아가기 위한 행동 같아 보였다.


그때는 그렇게 책 읽는 게 재미없었건만, 인생이 아이러니한 것은, 이제는 책 욕심이 난다. 분명하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땐 10대였고 지금은 40대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때는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무수한 질문이 나를 괴롭힌다는 점이다.






태블릿 PC가 출현했을 때만 해도 이제 종이책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난무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종이책 시장의 규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모르지만 분위기만 보면 제2의 활황기를 맞이한 듯싶다. 이제는 책도 취향을 담는 아이템이 된 만큼 1인 출판사도 제법 많아 보인다.


평범한 누군가의 삶이 한 권의 책이 되고, 베스트셀러에 자리매김하는 것을 볼 때면 이제는 평범한 삶 조차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된 듯하다. 책이 담아내고 있는 삶을 향한 질문들의 대다수가 지금 나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면 더 많은 공감과 깊은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10대 때 나에게 독서는 선생님 또는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며 깨달음을 얻는 지루한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나와 동시대의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과 만남을 갖는 시간이라 언제나 설레고 기대된다. 서두에 인용한 책의 저자인 성현규 작가는 유튜브의 감성 대디라는 이름으로 이미 유명한 인플루언서이지만 마흔 초반의 육아 아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그의 글은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밑줄을 긋고, 모퉁이를 접기도 하고, 여백에 나의 생각을 적어 내려가며 마치 저자와 대화하듯 한 장 한 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어느새 2022년도 100일도 안남았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 고민해보았다. 여러 가지 챌린지들도 검색해 보지만 이내 검색창을 닫고 그간 분주한 삶을 살아내느라 미루고 미뤄둔 독서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읽는 속도를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저자들과 만나게 될까 싶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나의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가을은 참 여러모로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 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독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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