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이제 나의 삶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살아가는 요즘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새벽 시간 글쓰기.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책상머리에 홀로 앉아 감정적 몰입을 이끌어 주는 음악을 틀어 놓는다. 그때부터 재미난 일이 시작된다. 내 안의 상념이 하나 둘 몸 밖으로 나와 책상 위에 앉는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쓰라고. 나를 쓰라고.
나의 기록은 감정에서 주로 비롯된다. 공감의 강점을 가진 나로서는 긍정도 부정도 쉽게 공감해 버린다. 그래서 어떤 날은 깃털같이 가볍고 또 다른 어떤 날은 쇳덩이보다 무겁다. 어떤 감정 상태이든 써 달라고 굳이 밖에 나와 아우성인 녀석들을 써 내려가는 것이 요즘 나의 루틴이다.
벌써 2년 차에 접어든 글쓰기. 지금껏 수차례 왜 쓰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또 자답했다. 나의 글쓰기는 궁극적으로 나를 기록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나를 기록한다는 것은 곧 나의 하루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고 하루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삶을 정성스레 되짚어야 한다.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우리는 살아간다. 그저 흘려보내버린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무엇보다 돌이켜 안타까운 시간은 푸념하면 보냈던 시간들이고, 기록하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과거 언젠가 나를 돌아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기 위해 애썼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다. 왜? 아무것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나의 소중한 친구는 최근 나에게, '넌 하루를 정성스럽게 사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해주었다. 지금 나에겐 이 말보다 더 나를 잘 표현해주는 문장은 없는 듯하다. 프리워커가 육아아빠로 살아가니 주어진 몇 안 되는 시간이 그저 소중하다.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의 첨예한 대립과 화해의 반복으로 채워지는 하루 중 글 쓰는 시간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있다.
삶을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나의 온몸으로 온 힘을 다해 하루를 채워나간다는 뜻이다. 그렇게 채워진 하루에 쓸 말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지독하단 소릴 다 들었다. 재밌는 건 글쓰기에 대해서 지독해지니 삶은 오히려 더 정성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한 삶은 다시 글이 되어 쓰인다.
그래서 나는 왜 쓰냐고?
간단히는 나를 알기 위해 쓴다. 조금만 더 늘려보면, '나'라는 우주를 유영하며 그 속에서 만난 감정들을 꺼내 '글'로 생산해 내는 행위가 나의 글쓰기이다. 나를 들여다보면 감사, 사랑, 슬픔, 분노, 우울감, 두려움, 공허함 등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있지 않던가. 이 모든 기록이 곧 나이고 나의 삶이 곧 다시 나의 글이 된다.
그렇게 난 오늘도 계속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