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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Feb 22. 2023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누군가를 향해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의 아픔을 헤아리고, 내가 가진 마음의 깊이로 품어 줄 수 있을 줄 알았다. 상대를 위한 순수한 도움. 그것이 가능하리라고 믿었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오만이었다. 나는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었기에, 나의 불완전함이 그저 스스로를 착각하게 만들었을 뿐이고 또한 그것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올바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인지 균형이 깨어지고 나서야 제대로 깨달았다. 참으로 치기 어린 마음이 아닐 수 없었다.


인간은 과연 순수한가? 인간은 순수할 수 있을까? 


철학적 해석을 해낼 만큼 깊이가 있지 않아 그저 나의 생각으로 답을 달아보자면 나는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다. 아이들조차도 정말 그것이 순수한 건인가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그리 순수한 건 아닌 듯할 때가 보이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 순수하다는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순수하다: 1.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다. 2.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다.

[출처: 네이버 통합사전]


즉, 한 가지로 꽉 채워진 마음이어서 전혀 다른 것이 섞일 수 없는 마음이어야 순수한 마음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 아이들이라고 과연 순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나는 조금은 망설이지만 '아, 아니요'라고 답하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그때의 난, 우리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쉽게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깨달았다. 은연중에 내 마음속에는 무수한 계산으로 이해관계의 득실을 재고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치졸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이제야 알게 된 건, 그냥 인간은 그런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이 본연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니 함부로 마음을 쏟지 않게 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대상에 대해서든 함부로 내 마음을 쏟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아니겠지' 또는 '쟤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생각조차 내려놓았다. 우리는 다 그럴 수 있는 존재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모두에게 모든 상황에 대한 확률도 그냥 50:50이다. 그러니 자만하지도 말고 또 좌절할 필요도 없다. 


조금은 말장난 같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을 살아보니 '나'라는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선한 의도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오히려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지극히 나, 개인에게 해당되는 깨우침이니 괜히 기분 나빠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만큼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한 꺼풀 벗어던진 나를 직시하게 되었으니까.


그럼에도 순수한 마음을 향해 살아가고 싶어지기도 하다. 잡스러운 것들이 섞이지 않은 순도 100%의 마음. 그 마음을 향해 오늘도 구도자의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길 원한다. 인생이라는 것이 결국 그리고 향해 가는 여정이지 않을까.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본 날이 단 하루라도 있기를 염원을 담아 간절히 바라본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이 달에는 순차적으로 앞선 작가님이 지정한 문장을 포함하여 글을 이어가는 글쓰기 릴레이를 진행 중입니다. 제가 지정한 문구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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