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글쓰기 루틴이 있기를 바랍니다.
삶에서 익숙함과 새로움의 황금비가 존재한다면 몇 대 몇이 적절한 것일까? 문득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던져진다. 매일 아침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의 황금비는 1:15다. 참고로 이 비율은 지극히 사적인 비율이다. 내 입맛에 맞는 비율. 커피 가루 20g이면 물은 300ml를 사용한다는 소리다. 원두의 로스팅 상태에 따라 약간 다를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인생이 커피 한 잔 내리는 것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만약 인생에도 이런 비율이 존재한다면 얼마가 되어야 좋은 걸까? 역시 정답은 없겠지만 각자만의 답은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6:4 정도의 비율이 적절한 듯하다. 익숙함 6, 새로움 4.
과거에 난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삶을 동경했다. 여행자의 삶. 노마드의 삶.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삶. 뭔가 역동성이 담겨있는 단어들로 수식되는 그런 삶. 그런 삶이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시절에는 내 인생 황금비는 아마 익숙함 2, 새로움 8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 40이 넘어서야 느낀 것이 있다면 나에겐 새로움만큼 안정감이 중요했다는 점이다.
익숙함은 새로움을 주지 못한다.
바로 위에서 안정감이 중요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익숙함은 새로움을 주지 못한다'는 말을 하는 건 스스로에 대한 모순이지 않을까 싶겠지만, '변화'라는 측면에서 익숙함은 안정감과 동시에 안주하고자 하는 마음을 자아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루틴을 갖는 것은 분명 삶의 효율성과 효능감을 준다. 꾸준함을 통해 인생 지구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루틴 또한 자칫 매너리즘으로 변해버릴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새로운 자극을 주지 못하는 일상의 루틴만 가지고 있는 삶은 지양한다. 물론 이 또한 개인차가 있으니 그것이 무엇이다 특정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익숙한 루틴에 있다. 나에게 그것이 글쓰기다. 주말을 제외한 주중 5일은 매일같이 글을 쓴다. 몇 개월 째 반복하고 있는 이것은 충분히 익숙한 루틴이 되었다. 익숙해지니 한 편의 글을 써 내려가는 시간도 많이 빨라졌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소요하지 않아도 되면서 동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만큼의 적정 시간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새로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도 글쓰기는 탁월하다. 글쓰기라는 행위는 익숙함의 영역이라면 무엇을 쓸까에 대한 부분은 늘 새롭다. 이제는 몇 가지 카테고리가 정해진 듯 하지만 그 안에서도 늘 새로움을 뽑아내기 위한 고민은 계속된다. 표현을 다듬고 단어를 고르고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기를 반복한다.
결과적으로 글쓰기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루틴이라고 할 수 있다. 적당히 도전적이고 생각보다는 버거운 딱 그 정도의 루틴. 글 쓰는 삶은 익숙함으로 새로움을 더해주는 삶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새로움을 익숙함에 더해주는 정리 습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글쓰기 루틴은 나에게는 버릴 수 없는 삶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만나는 모두에게 권하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나에게 시시콜콜한 일상도 누군가에겐 전혀 새로운 삶이 된다. 이야기가 풍성해질수록 삶의 경험이 다채로워질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써야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글쓰기를 삶의 루틴으로 들이는 삶. 나는 오늘도 그것으로 하루를 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