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하는 삶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한 달의 글쓰기가 또 어김없이 마지막 날에 이르렀다. 함께 했던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니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각자의 삶 속에서 다채로운 시간의 소용돌이 가운데에서도 나만의 고요의 시간을 갖기란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근데 그걸 또 한 달 꾸역꾸역 해냈다. 매일 글을 쓰며 글 속에 우리 각자의 생각을 담아가기를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한 가지가 남는다. '사랑'
글쓰기는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글쓰기는 당신과 더 깊어지게 만들어준다.
글쓰기는 우리를 더 끈끈한 유대 가운데 머물게 한다.
그래서 글쓰기를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때로는 습관적으로 쓰고, 때로는 하루의 관성으로 쓰기도 했다. 어떤 날은 하염없는 시간 속에 머무르다 아무 말 대잔치 같은 글을 쓰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무언가 이끌리듯 충만함으로 글을 썼다. 이 모든 시간이 나를 이루는 삶이라는 시간의 굴레 안에서 흘러가고 있고 그 마음들이 오롯이 글 속에 담겼다. 그 덕분에 돌아보며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이고 잘했다, 수고했다 서로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글루틴은 어김없이 시작되고 어김없이 끝나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어김없는 것이 아니다. 결코 당연하지 않다. 글을 통해 서로의 삶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함께 쓰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이 시간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지난 한 달은 나에게 또 다른 감격스러운 일이 있었다. 새로운 팀, KOZMOS에 합류하게 되었다. 코즈모스 팀이 좋은 건 가장 먼저 우리끼리 행복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론칭을 하기까지 지새우듯 했던 한 밤중의 회의 시간은 일이라기보다 온종일 담아두었던 행복 에너지를 발산시키기 위한 시간이었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해 주고, 무엇보다 우리의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수많은 생각들을 쏟아내고 지우기를 반복할 만큼 지칠 줄 모르는 팀이다.
그리고 어제, 6월 1일, 우리의 첫 결과물을 세상에 공개했다. 누군가에겐 그저 티셔츠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61일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 명 한 명이 꺼낸 이야기 속에는 그 과정이 얼마나 행복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어김없이 자정에 모인 우리는 첫날의 판매 실적보다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갈 꿈과 가능성에 고취되어 버렸다.
무슨 자신감인가 싶지만 그 자신감의 근거는 서로를 믿는다는 것뿐이다. 근데 그거면 충분한 거 아닌가?
지난 수요일, 아버지와 식사를 하며 새로운 일에 대해 나누었다. 아무래도 퇴사 후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아들의 삶에 누구보다 맘을 쓰고 계실 분이 아버지라는 것을 잘 알기에 조금은 안심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을 꺼냈다. 그러나 여전히 스타트업인 KOZMOS는 당장의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조금은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께 말씀을 드린 다음날 아버지께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버지의 메제 지를 팀원들과 나눴고 우리 모두 감격했다. 사업이라는 것이 수많은 변수와 별별 우여곡절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것 너머에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이 있고 해내고 싶은 오늘의 뜨거움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퇴사하기 전부터 퇴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해 늘 고민했다. 대부분 걱정이었고 두려움이었고 불안이었다. 그러나 나의 삶에도 창조하신 분의 목적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중요한 것을 다시 붙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믿기지 않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삶은 그런 것 같다. 때론 충만하고 또 때론 주저앉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오르고 내려가는 시간 모두가 소중하다. 이 시간을 통해 나의 면면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함께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재만으로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지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나는 시련 뒤에 기쁨이 온다는 말 보다 시련 가운데 기쁨이 있고 기쁨 가운데 시련이 있다는 말을 더 믿게 되었다. 순차적인 것이 아닌 동시적인 것임을 배워 나가는 중이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그저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함께 글을 쓰며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작가님들이 있고, 열정을 쏟아부으며 행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다. 앞으로 날들에는 또 어떤 시간들이 역사가 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 달의 짧은 회고를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