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레 Feb 29. 2024

오늘도 스벅에서 글 씁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시작한 셀프 챌린지가 있다. 1년 동안 꼬박 글을 써보는 것. 이름도 글쓰기 365다. 오늘로써 60일째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무슨 쓸 말이 그렇게 많길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매일 글쓰기 전에는 어김없이 '오늘은 또 뭘 써야 하나'하는 고뇌의 시간을 맞닥뜨리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쓰다 보면 써지는 게 글쓰기의 매력이다. 그렇게 오늘도 겨우 운을 띄워 본다.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연재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역시 이번에도 즉흥적이다. 정말이지 즉흥성을 제외하면 과연 나에게 뭐가 남을까 싶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즉흥적이라 볼 수도 없는 게 근 두 달 동안 '연재 브런치 북 만들어야지'를 담아두고 살았으니 어찌 보면 지독한 계획형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몇 명이나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순간에 가장 크게 작동하는 건 언제나 느낌이었다. 오늘도 단지 '오늘!'이라는 느낌이 왔을 뿐이었다. 어쩌면 오전에 찾아본 유튜브 영상이 기획과 관련된 콘텐츠여서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하니 또 너무 단세포 인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도 잘 살아가고 있으니 괜찮지 않나 싶다.


오늘은 아내가 출근을 하는 날이다. 덕분에 평소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했다. 그 덕분에 일찍이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런 날엔 어김없이 카페로 가야 한다. 집에선 늘어질게 뻔하니까. 그래도 집을 나서기 전, 청소기를 돌리고 나왔다. 전업주부 육아아빠로서의 할 일은 해야 하기에.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가면 좋아하는 자리가 있다. 창가 쪽 바테이블로 된 자리에서 가장 왼쪽 자리. 왼쪽 벽에 몸을 기대고 쉴 수 있는 자리라서 좋다. 창너머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을 이리저리 옮길 수 있어서도 좋다. 지루하지 않고 답답하지 않으면서 또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등 뒤에 두고 있기에 신경 쓸 일이 없는 자리.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오늘 마침 그 자리가 비어있었다. 완전 운 좋은 날이다!


솔직히 작업을 하기엔 길 건너편 카페가 더 좋긴 하다. 스벅에는 주로 수다를 나누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고, 건너편 카페에는 작업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있는 듯해서 분위기가 다르다. 그럼에도 스벅으로 가는 이유는 아주 조금 과장을 보태어 이 자리 때문이기도 하다. 이 자리의 유일한 단점은 의자가 조금 불편하다는 건데 그마저도 장점으로 승화시켜 보자면, 견디다 견디다 못 견디겠다 싶을 때가 딱 아이 하원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다. 어차피 집에 가야 되는 타이밍이라는 소리. 이처럼 딱 들어맞는 환경이 또 있을까!


그나저나 새로 시작한 연재 덕분에 앞으로 목요일을 카페 가는 날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집에서도 커피를 내려 마시지만, 어디까지나 집이 편하지만, 그리고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백수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환기시켜 주면 좋으니까. 앞으로는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해 주는 이벤트들을 찾아봐야겠다. 앞으로 올 일이 많아질 듯하니.


오늘은 새로 출시된 음료를 마시며 글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그리 달지 않아 좋다. 라테에 올라간 부드러움 크림 덕분에 목 넘김이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다. 앞으로 카페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써 내려가게 되려나. 앞으로는 나를 백수라 부르지 말고 카페라이터라고 호칭해 줘야겠다. 연재가 끝나지 않는다면 정기적으로 카페에 출근하게 될 것 같으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