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얼굴을 마주한 만큼 성장한다

by 알레

'Monkey See and Monkey Do'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 앞에선 냉수도 못 마신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항상 바라본다. 부모와 자기 삶의 주변에 머무는 어른들을. 그리고 또래 친구들을. 어느 날 아이가 전 보다 더 혀를 내미기 시작했다. 뭐, '입술이 말라서 그러나'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린이집 하원길에 같은 반 친구도 비슷한 행동을 하는 걸 보고 친구들끼리 서로 행동을 주고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 앞에선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을 주의하려고 정신을 바짝 차린다. 특히 말버릇은 더욱 신경을 많이 쓴다. 심한 말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다른 무엇보다 긍정의 표현을 더 많이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의 무의식 속에 긍정의 표현들이 더 많이 담기길 바란다.


육아 선배들의 말을 떠올려 보면 '어릴 적 내가 듣고 싶지 않았던 표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자주 들었던 싫은 표현을 내뱉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그런 비슷한 상황이 올 때 한숨 고르고 다른 표현으로 아이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고개를 끄덕였지만 실행은 생각보다 쉽진 않다. 나 또한 내면에 각인되어 있는 상황이니. 그것을 인지하고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걸 자꾸 잊는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겪을지라도 계속 의식하려고 노력하니 점점 조심하게 된다.


이제는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만큼 말을 잘한다. 말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말귀를 알아듣는 것까지 기가 막히다. 그러다 보니 이전처럼 아내와 속닥거리며 작전을 짤 수가 없다. 조금만 복화술로 대화를 나눠도 아이는 낌새를 알아채기 때문이다. 알아는 듣지만 아직은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단계가 아니다 보니 전보다 더 힘들 때가 많다. 대체로 아이의 반응은, '알겠는데 난 내 고집대로 할 거야'로 귀결되니.


힘든 건 힘든거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준다. 이제는 저만의 세계를 지어 상상놀이도 제법 하는 걸 보면서 언어의 발달이 아이의 삶을 확장시켜주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그래서 더 아이에게 많은 말을 들려 주려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정확한 표현을 알려 주기 위해 고민한다.


아이는 얼굴을 마주하는 만큼 성장한다. 엄마 아빠와의 시간 속에서 언어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래서 더 자주 더 많이 아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기 위해 가끔은 거울을 보며 혼자 표정을 이리저리 바꿔 보기도 한다.


언젠가 육아는 최고의 자기 계발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흘려보내주기 위해 나를 절제하고 다듬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아이가 나의 등을 보는 시간보다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더 많을 수 있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깊어져가는 밤에 살아갈 내일을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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