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이 질문을 보는 순간 나는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빙산의 일각 같은 한 글자인 것 같아요.
'왜?'라는 외마디 물음 아래로 끝도 없는 질문과 답이 이어지니까요.
글을 쓰게 만드는 것도, 왜?이고,
삶에 골몰하게 만드는 것도 왜? 죠.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작도 왜?이고,
동시에 나를 절망가운데 던져 버리는 것도 또한 왜? 죠.
결국 깊이를 알 수 없는 이 한 마디가 삶을 만들어 가는 거 아닐까요?
'왜?'라는 한 마디는 많은 것을 함축하는 것 같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한 음절의 글자는 각양각색의 감정을 담아내기도 한다. 지금의 나에겐 삶의 최대 화두이지 않을까 싶다. '왜, 글을 쓸까?' '왜 머뭇거릴까?' '왜 이런 감정 반응이 올라온 걸까?' '왜 몰입하지 못할까?' '왜 여전히 제자리걸음일까?' 지난 3년간 나는 나의 세계에 이 한마디 질문을 던지며 살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나는 어떤 모임이나 강연에서 '질문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대체로 떠오르는 질문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매일 질문이 올라온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나를 소개할 때 '나에 대한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나'라는 존재는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지도와 같고 다 알지 못하는 우주와도 같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덕분에 나는 글을 쓴다.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알기 위함이다. 나를 알기 위해선 우선 어딘가에 비추어 봐야 한다. 겉모습은 거울에 비춰 볼 수 있지만 내면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내면을 바라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단편적일지라도 글 속에는 나의 생각과 감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나를 안다는 것'의 의미는 나 자신을 가령 MBTI나 에니어그램과 같은 분석의 결과처럼 어떤 존재로 특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공존하며 단지 그중에 두드러진 것들이 판단과 선택의 기준이 된다고 믿는다. 그 두드러진 것들을 잘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들에 대해 깊이 고찰해 본 시간이 너무 짧다. 확신을 갖기엔 아직도 거둬내야 할 의심의 구름이 짙다.
다행인 건 최근 만난 지인들은 나에게 '많이 왔다'는 말을 자주 건넨다. 둔감하여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옆에서 나를 지켜본 사람들을 통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오히려 확신을 가져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괜찮을 것 같다. 덕분에 지난 3년의 시간이 제자리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나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 있다. 나의 행복을 쌓아가며 나다운 성공을 향해 가는 중이다. 오늘 발행한 글은 어제까지 삶에 대한 도착점이면서 동시에 더 나은 내일로 향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꽤 오랜 시간 생각에만 머물러 있던 나의 내면 상태를 볼 수 있게 해 줬고 덕분에 '실행'이라는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까지는 '나'를 들여다보는데 주로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나 + 실행'의 단계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개선하는 역할을 해내는 게 글쓰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과연 어떤 변화가 글 속에 담길지 그리고 글을 쓰는 날동안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꽤나 기대된다. 이러니 글쓰기를 멈추지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