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추

뜻 :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사람들

by alerce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만추라는 단어를 처음 듣고 저게 뭘까 의아했다. 검색해보니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고 한다. 별걸 다 줄인다고 생각하면서도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별난 일이면 이렇게 단어까지 생겨나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현대 사회의 연애는 점점 자연스럽지가 않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대학생 때 까지는 나도 '자만추'로 사람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매력을 알게 되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회사원 된 후로는 자연스럽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고 보면 나 또한 회사 사람을 좋아하게 된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에서 사적인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공과 사를 구분 짓다 보면 감정이 들어갈 틈새가 없어진다.


20대 초중반엔 소개팅을 많이 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적어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일까? 그때는 소개팅 후 서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잘 되지 않아도 웃으며 헤어지고, 다른 전공의 친구들을 만나면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를 재밌게 듣다 오기도 했다. 잘 안된다고 해도 자존감이 그렇게 크게 떨어지거나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는 어떤 스타일의 사람을 좋아하는지 탐구하는 시간같이 느껴졌다. 요즘처럼 낯선 사람이 바이러스를 옮길까 걱정되지도 않았다.


30대가 되어 소개팅을 해보니 생각보다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피차 마음을 내주는 것이 까다롭다고 해야 하나. 이젠 결혼할 사람을 찾는 사람들이 대다수라 그런가 보다. 엄한 사람한테 시간 낭비하기 싫은 것이다. 다들 조건과 성향, 집안 등을 면밀히 살핀다. 조건에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컷하기도 한다. 애초에 시작이 힘들다. 평가의 마음가짐으로 마주 선 서로가 첫눈에 마음에 들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심지어 코로나 시국,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연스레 만났으면 좋아했을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닐까..'

'지금이 아니었다면 좀 더 서로 타이밍이 맞았을까..'


몇 번의 소개팅 실패 후 생각해본다. 소개팅 자체도 엄청난 감정과 시간이 소모된다. 자연스러운 감정선은 그 어디에도 없는 마치 면접을 보는 듯한 어색함. 나부터도 어딘가 딱딱하고 상대도 마찬가지인 상황.

소개팅이 잘 안된 날은 괜스레 자존감만 낮아지는 기분이다. 이제 날 좋아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한다.


어른이 되어가며, 누군가를 자연스럽게, 순수하게,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엄청난 운명적 사건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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