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 남녀

뜻 : 뇌가 섹시한 사람들

by alerce

나의 몇 번의 연애를 통해서 느낀 것은, 여자든 남자든 뇌가 섹시하면 좀 멋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뇌가 섹시한 사람은 학벌이 좋은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센스 있다고 해야 하나. 아님 대화가 좀 통한다고 해야 하나. 내 경험에 의하면 대화는 연애에서 하나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이해능력과 앎의 범위가 교집합이 없는 경우, 굳이 연애를 떠나 친구로서도 친해지기도 힘들다. 이 사람은 나와 결이 다르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물론 어떤 것이든 섹시한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보다 지나치게 똑똑한 사람들은 종종 옆사람을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많고. 그리고 그런 것은 모두 상대적인, 아니 상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것이다. 나는 한 때 그런 것이 관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다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단순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대화는 잘 안 통하지만 그 사람이 좋으니 만났다. 친구들은 어떻게 말도 안 통하는데 만나냐고 궁금해하곤 했다. 어떻게 만났더라. 만나면 대화는 거의 하지 않고, 주로 영상을 보거나 했다. 영상을 본 뒤에 내 생각을 말하면 그 사람은 내 말을 다르게 이해한 듯 내 예상을 빗나간 말을 했다. 그럼 나는 그냥 허공에 말한 기분이 되어 그만두곤 했다. 그 사람은 나의 조금은 피곤한 복잡한 내면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 그의 내면을 마지막까지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떠나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나이가 들수록 연인과 정신적인 교감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생각이 든다. 정신적인 교감이 되어야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관계의 깊이, 재미 또한 달라진다.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사랑스러워 보이게 하면 '섹시'하다는 표현까지 쓰겠는가.


물론 사람들은 지식수준과 취향, 유머 포인트, 관심 분야 모두 재각각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만물박사처럼 모든 것을 넓고 얇게 아는 사람들도 있고, 한 분야만 깊게 알아서 언뜻 보기엔 아무것도 모르는 문찐(문화에 뒤쳐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학벌이 좋지 않다 해도 얘기를 나누어보면 비상하다. 뇌가 섹시한 사람은 간단히 정의할 수 없다.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판단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깊이 있는 대화를 많이 해보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뇌섹 남녀는 조금만 대화해보면 대게 티가 나기 마련이지만,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만 뇌섹 남녀 인척 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고, 허당인 줄 알았는데 생각이 깊은 사람도 있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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