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 낯선 언어

숨은 프랑스어 찾기

by EASYSAILING

늘 보던 이탈리아어 간판, 광고, 안내문 대신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이루어진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 신선하다.

평소 궁금하던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아틀리에에 찾아갔다.

16구에 있어 집에서 멀지도 않다. 수동으로 켜야 하는 복도의 귀여운 스위치에 ‘LUMIÈRE(조명)라고 쓰여있고 문 손잡이 부분에는 POUSSER(미세유).. 사소한 싸인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반갑다. à gauche(왼쪽으로), 7e étage(7층). 건물 입구에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 찾아가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책으로 공부하던 프랑스어가 실생활에 쓸모 있어지는 신비로운 순간.

20180630_115137.jpg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 내부


이번엔 내가 좋아하는, 슈퍼마켓 구경

Fabrication Maison, 홈메이드 바게트들

12 oeufs frais PLEIN AIR (야외에서 자란 닭의) 신선란 12개. 발음 안 되는 단어 중 하나 oeufs..

-40% de remise immédiate.. remise가 할인이란 뜻인가 보다

Notre sélection de Comté 콩테 셀렉션

꽁테(Comté)..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왠지 분위기가 브리(Brie)만큼 많이 먹는 치즈인 것 같으니 일단 한 덩이 샀다.

지역별로 멋지게 분류돼 있는 와인 코너에서 한 병 집어 들고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는데 애먹은 파테(pâté) 몇 캔과 함께 집에 필요한 샴푸와 수세미까지 오늘의 샤핑 끝.

20180630_141930.jpg 의미 없는 라벨 정독


야외 바에 앉아서 메뉴판 공부

VIN ROUGE(레드와인)의 복수형은 VINS ROUGES

VINS ROSÉS(로제 와인) 프랑스 가면 로제 와인 마셔야 한다던데..

VINS BLANCS(화이트 와인) 그래도 여름엔 화이트 와인 아녀?

Assiette de 2 fromages au choix 골라 골라 두 가지 치즈. 치즈가 디저트와 함께 묶여 있는 게 신기하다.

Glaces et sorbets artisanaux(아이스크림과 샤베트) 그 이상하던 복수형 -aux이군.. 단수는 artisanal이겠지?

Boissons CHAUDES(따뜻한 음료) 쇼- 스펠링이 이거였구나..

꼼꼼히 정독한 뒤 카푸치노(읭?) 한 잔 시켰다.

커피는 2.20유로



오터유 온실 공원(Jardin des serres d’Auteuil)

볼로뉴 숲인줄 알고 갔는데 별개의 공원이었던 곳, 내부에 온실이 있다.

개장, 폐장을 각각 Ouverture, Fermeture라고 하는구나..

20180630_194628.jpg 작고 정돈된 오터유 온실 공원


문맹의 동네 산책

코인 세탁소, 아는 단어만 읽어보기: LAVAGE RAPIDE 급속세탁, SÉCHAGE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HAUTE PERFORMANCE는 하이퍼포먼스겠구먼.


벨 누르면 점화되는 ARRET DEMANDE. 우리나라에서는 하차 예약이라고 하던가?


DEPART EN FACE..

곧 출발한다는 뜻인가..? 하고 찾아봤더니만

맞은편 출발이라네!...!?!! 그래서 오늘 아침에 트람이 그토록 오랫동안 안 왔구나 ㅠㅠ..

난 이 쪽에서 줄곧 기다렸는데 트람은 길 건너편에서 연신 출발하고 있었던 것..

이래서 언어가 서바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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