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맺혀 날리어대는 겨울향은 내 모든 낭만 속으로 담겼다
눈이 폭닥폭닥 쌓여있는 시선이 익숙한 주간을 보냈다.
새하얗지 않은 땅 아래를 보는 게 놀라워지는 생경한 경험들에 경탄을 금치 못한 어제와 오늘들.
흩날리는 눈발 위로 회색빛이 뒤덮인 하늘은 맑고도
짙었고, 바람 끝에 맺혀 날리어대는 겨울향은 내 모든 낭만 속으로 구석구석 담겼다.
모든 계절에는 저마다의 힘이 있고 나는 오감으로 그 계절의 마디를 흡수하는데, 유독 겨울 공기의 깊은 질감과 그 겨울의 눈이 짓누르는 독백에는 한없이 무너지고 한없이 부스어진다.
늘 그렇듯 살아생전 처음 이 눈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자아가 되어, 그 맹목적인 시선을 불분명한 정체의 끝에 두고 있노라면 이따금씩 생기는 감정의 공백들이 되려 나를 채우고 나를 다시 만들어둔다.
나는 이 겨울 고요함이 깃든 채도 속에서만 한 걸음 돌아 쉼표를 찍어낼 수 있나 보다. 나는 그것을 낭만의 축복이자 감성의 굴레, 그쯤으로 여기고 한 뼘 더 겨울을 사랑하기로 했다.
두고두고 회자될 이 겨울의 끝과 올해의 시작,
나는 조금 더 다르게 눈물을 담고 겨울에 함뻑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