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 택시에 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택시 아저씨의 언어 습관이 저를 정말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30분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데 저는 고스란히 그의 언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간을 최대한 생산적으로 쓰고 싶었던 저는 조용히 뒷좌석에 앉아서 그분의 혼잣말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언젠가 이런 텍스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현실이 되었네요)
“와, 저 새끼는 왜 일방통행인데 거꾸로 가냐”
“저 오토바이는 총 맞았냐”
“진짜 막히는 거 보면 개한민국이다”
“비 오면 성묘도 못 하는데 비는 왜 이리 내리냐”
“여기 시장을 폭파시켜야 해, 여기 때문에 막혀”
“버스 전용차선 만든 새끼들 다 죽어야 해”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위에 적은 것은 실제 표현을 약간 순화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더 과격한 표현은 욕을 섞어 쓰시더군요. 또한, 제가 기록한 것 이외에도 더 많은 과격한 말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이 부정적이었습니다. 긍정적인 말이 나오기를 30분째 기대했지만, 제 기대는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운전은 어땠을까요? 이런 언어를 쓰시는 분이 승객과 주변 차량들을 배려하며 안전하고 부드럽게 운전을 하셨을까요?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운전도 빠르게 갔다 서다를 반복하고, 다른 라인으로 추월을 자주 시도하였습니다. 네비가 아니라 자신이 잘 아는 길을 간다면서 시도하다 더 오래 걸리는 길을 가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30분 넘게 택시로 이동을 하고 난 뒤 저의 생각은 다시는 택시를 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분들보다 승객을 배려하는 좋은 분들도 많으십니다. 우리는 택시뿐만 아니라 어느 공간에서도 언어 습관이 좋은 사람과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쁜 언어 습관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나쁜 행동을 합니다. 좋은 언어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좋은 행동을 합니다. 언어와 태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먼저 점검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쁜 언어와 태도는 주변 사람을 힘들게도 하지만 가장 힘들어지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 택시 기사는 그런 언어를 쓰면서 승객들의 불만을 살 것입니다. 택시 회사를 통해 민원이 들어가서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난폭 운전 등으로 타인과 시비가 붙거나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언어와 태도를 가지는가에 따라 내가 운을 모으기도 하고, 운을 버리기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