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고 싶었던 회사 선배

직장 시절에 유독 싫었던 선배가 한 분 있었습니다. 평소에 남을 깎아내리는 말을 자주 했고, 소문을 옮기는 것을 즐겼으며, 언행이나 태도가 주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가 좋은 언어를 쓰거나 타인을 칭찬하는 일은 거의 본 기억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를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술자리 등에서 조롱을 섞어서 퍼트리던 분입니다. 

한 번은 그분이 운전하는 차를 탄 적이 있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난폭 운전을 하고, 누군가와 고속도로에서 속도 경쟁이 붙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동행이 있는데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를 밖으로 던져 버리더군요. 이런 모든 행동이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있는데, 자신이 주변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행동을 남자다움을 상징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팀이라서 거의 매일 얼굴을 볼 수밖에 없었는데, 저는 그것이 참 괴로웠습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저는 그와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최소한의 공동 업무를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참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은연중에 그에게 나쁜 운을 옮겨 받는 것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내뿜는 어두운 기운은 주변을 물들게 하고, 나쁜 운을 내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부지런히 그런 기운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은 결국 비슷한 언어를 쓰는 사람과 만나게 됩니다. 따뜻한 말투를 쓰는 사람을 따뜻한 말투를 쓰는 사람과, 차가운 말투를 쓰는 사람은 차가운 말투를 쓰는 사람에게 끌립니다. 긍정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긍정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과, 부정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부정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에게 끌립니다. 사람은 결국 언어 수준이 같은 사람과 어울리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나쁜 언어를 쓰면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고, 좋은 언어를 쓰면 또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 좋은 언어를 쓰고, 좋은 태도를 가져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저는 좋은 언어와 태도가 좋은 운을 불러오고, 나쁜 언어와 태도는 나쁜 운을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운은 대부분 언어와 태도에 맞는 사람이 따라오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자 주변에는 주로 범죄자들이 있는 법이고,선행을 베푸는 사람 주변에는 주로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끊어내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빈자리를 만들어둬야, 좋은 사람이 그 자리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운을 가져올 사람을 멀리해야, 좋은 운을 가져올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만약 그 선배와 친했다면 그 선배와 비슷한 사람들이 제 주변에 더 많이 생겼을 것입니다. 제가 만약 그 선배와 친했다면 그 선배와 다른 좋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저에게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쁘게 말하면 예쁜 사람이 오고,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옵니다. 세상의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많은 경우 우리가 끌어당긴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나 자신의 운을 내가 살면서 모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