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는 내과 의사분을 만나 차를 마셨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진정한 부자는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인데, 자신은 시간을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감기 환자를 100명 이상 보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 쉬어가면서, 노동을 갈아 넣어야지만 돈이 벌리기 때문에 쉽게 휴가 한 번 가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사람이 보았을 때는 전문직에 돈도 많이 버는 것이 맞지만, 의사는 대부분 부자라는 사회 통념은 그런 의미에서 맞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오히려 저를 부러워하셨습니다. 원할 때 글을 쓰고, 책을 쓰고, 대부분의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더 부자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의사가 훨씬 대단한 직업이죠'라고 말씀드리며 대화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제가 부에 대해 생각하는 3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일반적 부자의 개념 이외에)
하나는, 진정한 부는 돈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가장 힘이 센 사람은 권력을 가진 자도 아니고, 재산이 많은 자도 아닙니다. 주변에 그를 돕는 사람이 많고 그의 성공을 기원하는 사람이 많은 자가 가장 큰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 김승호 회장
두 번째는,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부자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부를 가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에 대해서 그 의사분이 이야기를 해 주신 것입니다.
가끔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보면 제가 생각하는 진짜 부자들이 나옵니다. 은퇴하신 법의학자가, 경기도 어느 땅에 100평짜리 집을 짓고, 집을 도서관처럼 만들어서 주변 이웃들에게 도서관처럼 쓰게 하고, 책을 읽으며 편하게 여생을 보내는 것을 보면, 진짜 부자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지리산 등에 들어가서 집을 짓고 매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서, 진짜 부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좋아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면, 같은 의사라도, 내가 하는 일이 너무 즐거워서 직장 일이 노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자기가 시간을 마음대로 쓰고 있는 것이니 부자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가 아는 어떤 의사는 하기 싫은 일에 매여 하루 종일 노동을 하고 있지만, 제가 아는 또 다른 의사는 감염병에 일생을 바쳐가며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누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한 부란 돈의 절대량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내가 타인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사람 부자)
내가 얼마나 시간적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시간 부자)
동시에 내가 그 일을 좋아하고 있는지, (재미 부자)
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제 기준과 당신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당신만의 부의 기준으로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실 바랍니다. 남의 기준보다 자신의 기준,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