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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닐 때 알뜰한 후배가 있었어. 몇 년 동안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백수 아버지에게 택시를 선물할 정도였어. 회사 내에서도 알뜰하다고 소문이 자자했지.
그런데 그 후배는 아침 출근할 때마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오는 거야. 매일 매일. 아니, 다른 건 다 아끼는데 왜 커피 값은 아끼지 않냐고 물어보니, 후배는 나에게 이건 '기분값'이라고 말했어.
오늘 하루의 시작을 위한 '기분값'. '
2천 원 남짓한 돈으로 내가 하루 종일 기분 좋을 수 있게 도와주는 '기분값'.
일터라는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내가 나의 기분에게 선물하는 '기분값'.
오래전 일인데, 어떤 소비가 나를 기분 좋게 할 때 그때 일을 떠올리곤 해.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더라고. 내 기분을 위한 최소한의 소비는 언제나 가성비가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