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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밝아야 한다는 부담이 나를 무너뜨린다

by 부아c

10년 전, 한 강연회에서 참석한 적이 있다. 번아웃을 겪고 있는 한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서비스직에서 일하며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그 밝음이 너무 힘들어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강연자는 이에 대해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과 같다”는 조언을 건넸다.


핸드폰의 밝기를 높이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듯, 계속해서 밝은 모습을 유지하면 내 에너지도 빠르게 소진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배터리 밝기를 조절해야 한다. 집에서는 밝기를 낮추고, 주말에도 조절하며, 가끔은 휴가를 내어 어둡게 만들거나 잠시 꺼 두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배터리는 고갈되고 수명도 줄어든다고 했다.


나는 이 조언을 듣고 깊이 공감했다. 당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번아웃을 겪고 있었고, 대리로 조기 진급한 후 업무와 인간관계에 악을 쓰고 열심히 하던 때였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했지만, 그 결과는 허리 디스크와 우울증이었다. 마치 핸드폰을 최대 밝기로 계속 켜둔 것처럼 내 에너지도 무리하게 소진되고 있었다.


강연자의 말을 들으며 깨달았다. 나는 쉬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녁, 주말, 휴가를 이용해 에너지를 조절해야 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후 나는 그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주말에는 최대한 일을 하지 않으려 했고, 휴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졌다.


사람의 배터리는 한정되어 있다. 나라는 화면의 밝기를 계속 최대로 설정해 둔다면, 에너지가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힘들 때는 충분히 쉬어야 한다. 펑펑 울어도 괜찮다. 그래야 다시 밝게 돌아갈 수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지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생은 길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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