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어느 날 아프다고 했다. 가끔씩 그러기에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날 야근을 해서 잠이 부족했고, 다음 날도 많은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와이프가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했지만, 나는 별다른 의미 없이 흘려들었다.
귀찮은 표정으로 무뚝뚝하게 "그러든지" 하며 집을 나섰다. 와이프는 맹장염이었고, 내가 아침에 한 그 말이 맹장의 통증보다 더 큰 상처가 되었다고 했다.
다정함도 에너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타인을 배려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내가 여유가 있으면 와이프를 다정하게 대했고, 여유가 없을 때는 와이프를 냉정하게 대했다.
지쳐 있으면, 따뜻한 말 한마디도 힘들다. 에너지가 없으면, 배려도 어려운 법이다. 삶의 여유가 있어야, 타인에게 다정할 수 있다.
누군가를 챙기려면, 먼저 나를 챙겨야 한다. 나 자신을 돌보고,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 먼저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건강한 관계도 만들 수 있다. 다정함은 자기 돌봄에서 시작된다.
체력이 바닥난 사람은 무기력해진다. 배려하고 싶어도 여유가 없고, 따뜻한 말도 나오지 않는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챙겨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삶이 다정한 마음을 만든다.
내가 나를 돌볼 때, 비로소 타인에게 진짜 다정할 수 있다.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 그리고 삶의 여유. 그것이 다정함의 시작이다.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 타인에게도 다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