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제 40대 중반인데, 제 주변에 은퇴를 하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보다는 선배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 잘못된 선택을 하는 분들을 보곤 합니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유형을 4가지 정도로 나눠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단, 공통적인 심리에 대해서 짚고 나려고 합니다. 이 심리를 이해 못하면 이 분들이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회사에서 대접을 잘 받았습니다. 차장, 부장, 혹은 그 이상을 합니다. 그리고 자의가 아닌 타의로 회사를 나오게 됩니다. 평생 회사만 다녔으니 사회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대접과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돈도 여전히 잘 벌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회사를 나왔다고 욕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자, 이런 심리를 바탕으로 이제 유형을 나눠보겠습니다.
1. 모르는 분야에 창업하기
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 제 선배들 중 가장 많은 선택은 창업이었습니다. 커피숍도 많고 프랜차이즈도 많습니다.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될까요? 예전과 같은 위치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차장님, 부장님 소리 듣다가 이제는 대표님, 사장님 소리를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처럼 돈도 벌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잘 될 것이라는 무한긍정으로 커피숍, 프랜차이즈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잘 된다는 것, 특히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사람이 잘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자기 인건비 벌기도 힘듭니다. 사업은 직장일보다 더 힘듭니다.
2.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기
실제로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 선배인데도 퇴직하고 5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TV를 보다가 어떤 종목이 유망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홀린 듯 거기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80%의 자산을 잃어버렸습니다. 신문을 보다가 어떤 부동산 물건을 보고 투자했다가 대부분을 잃어버린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도 흔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합니다. 패배의식, 조바심 등이 있을 것이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가 TV나 신문, 온라인에서 어떤 광고를 보고 선택을 하게 됩니다. 보통 TV나 신문, 온라인 광고는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정보입니다. 좋은 것은 소수만 나누죠. 다수에게 나오는 순간 이미 가치가 없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실직 이후 불안정한 삶의 공포에서 사람은 이런 선택을 합니다.
3.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
1, 2번하고는 또 다르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회사에서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가족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에 술이나 담배, 도박 등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범죄에 빠지는 분도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분이 있었습니다. 범죄자가 된 경우도 있고 알콜중독자가 된 분도 있고, 노숙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꽤 큰 규모의 좋은 직장을 다니던 분들도 있습니다. 한 번 받은 충격에서 오랜 기간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4, 사기꾼에게 당하는 것
은퇴자들의 은퇴자금만 노리는 사기꾼들이 있습니다. 제 선배 중에 하나는 은퇴 후에 창업 컨설턴트에서 컨설팅을 받았는데 이 사람 자체가 사기꾼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정해준 입지에 정해준 업종에 정해준 인력까지 더해서 창업을 준비했는데 이 모든 것이 사기였습니다. 이 분의 은퇴자금 3억이 사라지는데는 1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꽤 가까이서 보았는데 중간에 이상하니 그만두라고 하는데, 그러지를 않더군요. 아니, 전혀 의심하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술 사주면서 형 아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기꾼이 맘 먹고 사기를 치려고 하면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퇴직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은퇴자들은 마음은 더 당하기 좋습니다.
이렇게 4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이해가 잘 되셨는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4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조급함, 즉, 내가 빠르게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것은 시간이 걸린다’, 다시 한 번 ‘좋은 것은 시간이 걸린다.’ 누가 나에게 이거 좋다고 다가오면, 그거 정답이 아닙니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좋다고 떠들면, 그거 정답이 아닙니다.
진짜 정답은 세상에 쉽게 보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좋은 것은 준비가 필요한 것들입니다. 사실은 퇴직 전에 미리 무언가를 준비했었어야 합니다. 갑자기 나오면 조급함에 결국 빨리 무언가를 이루려고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누구나 퇴직을 합니다. 당신도 미래에 그럴 것입니다. 그때 무엇을 할지, 정해 두셨습니까? 미리 준비하세요. 퇴직 후 준비하면 이미 늦습니다. 잘 되기도 힘들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정말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