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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09. 2019

[스타트업 코칭일기] '돈'이 '독'이 된다!

스타트업, 창업, 창업가, 투자

스타트업 창업 세계에서 지원금이나 상금, 투자금 등 '돈'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사업아이템을 실제 사업화해서 실체를 만들어내는 힘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사업을 망가뜨리는 독이 되기도 한다. 전자는 다들 많이 이야기하니, '돈이 독이 되는' 후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겠다.


예비창업가와 초기창업가들에게 돈은 중독성을 갖는다. 그 이후 단계로 가면 즉, 시드머니만 넘어가도 자잘자잘하게 여기저기서 사업자금을 가져오기 어렵다. 투자 금액이 크고 그런만큼 그 정도되면 이미 자의던 타의던 최소 재무 부분에서는 최소한의 체계를 갖춰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드머니까지는 정부나 기관의 각종 지원금이나 상금, 구속력이 약한 적은 규모의 투자금 등을 여기저기서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금액은 작지만 그야말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돈들도 많고, 금액이 작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수백에서 수천, 억 단위까지 있다보니 사실 작은 돈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그렇게 지원 받는 것에 한번 맛 들리고 반복하면서 점차 경험치가 쌓이기 시작하면 그런 돈들을 잘 '먹을 수 있는' 선수가 된다. 돈은 돈대로, 수상경력은 수상경력대로 쌓이고, 슬슬 유명세도 올라가지 시작하니 중독될 수 있는 확율이 높다. 더구나 누가 책임지고 갚으라는 돈도 아닌 경우가 대다수라 소위 지원금과 상금 헌터가 되고, 그렇게 딴 돈들을 사업역량 혹은 매출인양 착각하기 시작한다. 실제 사업은 엉망이 되고 점차 기획내용이랑 PT만 있어빌러티 넘치게 화려해지는 예쁜 쓰레기가 양산되고, 좀비 스타트업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지원금이나 상금, 시드머니 등으로 초기단계를 넘어서고, 시리즈 A 단계를 준비하거나 이미 그 이상을 투자 유치한 스타트업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창업가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상황이 매우 복잡하지만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돈'이고 돈만 주면 자기가 다 알아서 잘할 거라고 착각하는 창업가들이 넘쳐난다. 솔직히 그런 맹목적인 자신감은 자만심이자 오만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용기있는 혁신가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하더라. 어쨌든 이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면 역시나 또 크게 갈린다. 단계별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맞춰 딱 맞는 돈만 이야기하는 정상적인 창업가들이 있다. 이들은 문제 없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투자금을 받아서 어떻게 쓸 지, 아니 그 전에 투자금이 왜 필요한지를 물어보면, 모두 꼼꼼하게 준비해서 얼핏 들으면 뭔가 말이 되는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게 보면 황당하다. 현재 그리고 수년 뒤 미래의 이야기만 있다. 사업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성장시킬 지에 대한 구체적인 중간단계가 생략되어 있다. (본인들은 매우 구체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현실성도 떨어지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비하면 계획이 형편없다. 그래서 생략되었다는 표현을 쓴거다) 다들 해당 산업과 시장 카테고리내에서 모든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이 되겠다고 한다. 같은 산업군내에서 그렇게 하겠다는 스타트업만 이미 수십군데를 만났는데 말이다. 투자금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의미는 현재 자기가 갖고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늘려가는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건 뭐 이메일 서비스만 겨우 하고 있는 업체가 몇년 안에 포털 사이트 되겠다는 꼴이니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오죽하면 '그 놈의 포털' 이야기가 또 나오네 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투자자들을 설득했는지 몰라도 실제 큰 금액을 투자 유치한 곳들 중에서도 받은 돈을 어떻게 쓸 지 우왕좌왕하는 곳들이 많다. 가장 흔한 게 갑자기 사람 뽑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용, 광고비를 늘리고 브랜딩 하겠다며 예쁜이 작업을 한다. 그 사이 사무실을 큰 곳으로 이사하고 인테리어 꾸미는 것도 필수다. 만약 자기 돈이나 은행 대출이었다고 생각하면 보통 가장 마지막에 쓰는 돈들인데 말이다. 아니면 현재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역량을 한참 벗어난 쌩뚱 맞은 사업에 도전한다고 돈을 쏟아 붓던가...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에게 돈이 주어졌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건, 사고다.


다 필요없고 하나만 생각해도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그 돈이 남의 돈이 아니라 다 내 돈으로 혹은 은행에 담보 잡혀서 빚을 내서 했어야 하는 돈이었다면... 예외적인 몇몇 아니고는 절대 그렇게 돈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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