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Feb 05. 2021

클럽하우스, 주저리 주저리 생각의 단편

클럽하우스, 마케팅, SNS, 트렌드, 유행


이번주 내게 보이는 타임라인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확실히 '클럽하우스'다. 앨론 머스크가 방아쇠를 당기면서 가히 태풍급이다. 반폐쇄형이라 처음에는 가입하려고 난리였고 이후 체험기가 유행이다. 물론 내 타임라인 특성상 일반대중의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얼리어뎁터들이나 SNS러버들 사이에 아직은 한정되어 있다.


클럽하우스 열풍을 보면서 이게 한 때 유행으로 끝날 지, 대세가 될 지 보다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뭔가 특별하다고 말하기에는 모자란 서비스로 보인다. 확실히 SNS의 흥행은 SNS 시장 분위기를 타고, 예를 들어 기존 서비스들에서 피로감을 느끼거나 지겨워지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와중에, 영향력 있는 사람이나 킬러콘텐츠, 혹은 킬러서비스에 달려있다.


2.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창궐하여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다보니 과거 일상적이었던 '수다'조차도 쉽지 않게 되었다. 줌과 같은 화상서비스까지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관심사에 맞춰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까지는 싫고, 하지만 사람들과 '말'은 하고 싶고. 특히 초기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는 Weak-Tie에 말하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부류다 보니 딱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글로 풀 수 없는 '수다의 맛'이랄까?


3. 최소한 클럽하우스 내에서는 말을 잘한다는 것이 강력한 역량 중 하나다. 이미 부정적인 경험기도 올라오고 있는데, 주제나 관심사에 맞춰서 들어갔다가 스피커들의 횡설수설에 도대체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시간낭비했다는 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서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수준의 소수가 모여서 하는 수다가 아닌 이상, 스피커가 주도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이 완전 말로만 내용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끝판왕이다.


4. 예전보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하다보니 사람 만나고 싶은 욕구와 수다 본능이 동시에 터졌고 클럽하우스가 욕구 해소 채널로 마침 딱 보였다. 클럽하우스가 대외활동과 만남이 줄어들어서 생긴 '시간'을 점유한 느낌이다. SNS도 그렇고, OTT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시간을 잡아먹는 각종 서비스들은 모두 경쟁관계에 있다. 욕구와 시간 둘 모두 클럽하우스가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면 글쎄... 특별한 무언가, 킬러콘텐츠나 서비스가 붙지 않는한 클럽하우스 주식을 살 일은 없겠다.


5. SNS도 그렇고,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그렇고, 유행이 돌고 돈다. 글, 이미지, 음성, 영상, 혹은 MIX... 아직 기술적 그리고 상업적인 이유로 여전히 인간의 오감 중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 그렇다. 수천년, 수만년동안 눈과 귀가 고생이 많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거나 여러가지 채널에 접속해 있는 상황에 아무래도 '라디오'처럼 청각만 이용하는게 부담이 없다. 그렇다고 청각 온리로만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서비스들 중에 상업적 성공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면 글쎄...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더더욱 없다. 거의 전멸이네.


6. 일반인 입장에서 SNS를 사용할 때 그 근본적인 이유는 '재미'다. 외부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SNS를 활용할 때는 내게 필요한 고객들이 얼마나 모여있고 상업적 메세지에 반응하는가고. 그런 면에서 보면 역시나 글쎄... 클럽하우스가 제 2의 트위터가 되고 부대서비스를 엄청 확충한다해도 별로 매력을 못느끼겠다. 청각적 커뮤니케이션이 주된 마당에 노출과 인지, 행동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7. 프리랜서나 학생, 혹은 자기개발을 무지 중시하는 사무직 직장인 일부, 사업이나 직장을 다니지만 N잡러라 딴 생각이 가능한 사업가나 직장인을 제외하고는 음성과 시간이라는 두가지의 강력한 제약조건을 극복하기 어려워보인다. 일반적으로 일에 치여있는 사업가나 창업가, 직장인들이 수다 주제를 찾아다니면서 시간 맞춰서 무언가를 듣고 함께 이야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소통채널이니 듣기만 하면 되는 라디오나 팟캐스트 계열과 다르다. 듣고 싶을 때 들리거나 시간될 때 찾아 듣는 개념이 아니다. 그저 부담없이 화이트노이즈 삼는다면 모를까.


결론은 그래서 테스트로 며칠 경험한후 탈퇴하고 지워버렸다. 이거 말고도 이미 내 생활은 충분히 복잡하다. 더 심플해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말하는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더구나 모르는 사람들이랑... 낯가림이 있어서... ^^;;


https://brunch.co.kr/@alexkang/1506


https://brunch.co.kr/@alexkang/1503


https://brunch.co.kr/@alexkang/1511



매거진의 이전글 말장난과 커뮤니케이션 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