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Feb 08. 2021

클럽하우스가 왜 펜트하우스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클럽하우스, 마케팅, 트렌드, 커뮤니티

클럽하우스가 왜 펜트하우스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엘리트와 얼리어댑터, 힙쟁이들이 모여서 '너희들은 이런거 모르지? 우린 너희들과 달라! 우리끼리 놀거야~'를 외치며 자기들만의 폐쇄형 ‘사교클럽’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느낌이랄까? 최근 클럽하우스 열풍은 신분상승욕망과 계급을 투영하는 느낌이라 불편하다. 냉정히 지적이고 우아하고 힙하게 포장된 네이버밴드 오디오 버전 정도.


가입해도 기존 회원 누군가 보고 가입을 받아주거나 초대장을 통해 가입해야만 하는 것도 그렇고. 아직은 극초기단계에 한국에서 클럽하우스를 주도하는 층 때문이기는 하지만, 일반대중에게는 의외로 문턱이 높다. 오죽하면 클럽하우스 초대장이 당근마켓에서 유료로 거래되기까지 할까.. 그렇게까지해서 들어오면 자기도 같은 레벨의 사람이라고 느끼는 걸까? 클럽하우스 네이밍 그대로 유명한 나이트클럽이나 클럽 앞에서 기도와 매니저가 물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취향과 성향, 관심사 커뮤니티에 층별로 물관리했던 과거 나이트클럽처럼 수직 레벨을 더했다. 겉으로는 수평을 지향한다고 모두가 말하지만, 내면에 수직에 대한 욕망을 숨겨놓은 허세와 이중성처럼 느껴진다. 있어빌러티 인싸 인증도 아니고 이거 참... 물론 클럽하우스가 이 단계를 넘어서 대중서비스로 성장한다면 바뀌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페이스북의 시작도 마찬가지,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만약 클럽하우스가 한국에서 만든 서비스였다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었을까? 그리고 앨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를 말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광풍이 불었을까? (정작 앨론은 불만 붙여놓고 자신은 클럽하우스를 포함 SNS를 당분간 멀리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미 수년동안 스타트업 멘토링과 컨설팅을 하면서 유사 서비스를 많이 봤다. 클럽하우스 자체의 뛰어난 기술력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도 충분히 만들어왔고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똑같은 서비스가 한국에서 나왔다면 이 정도 반향을 못 일으켰을거다, 하물며 한국 샐럽이 주도했어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거 유사하게 만들어서 투자 받겠다는 스타트업들이 러쉬하겠다.


클럽하우스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는 건, 서비스 자체의 매력도 보다는 1) 폐쇄형 신분 과시 커뮤니니티, 2) 남의 눈치 보는 인싸 문화, 3) '외쿡' 마크가 찍힌 샐럽 인증(?)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모두 기술이나 액션 측면에서 본 서비스 본질과는 별로 상관 없는 부분이군. 허세와 욕망으로 귀결된다.


며칠 써보고 이미 탈퇴 처리했는데 (아직 정식 서비스가 아니라서 탈퇴도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신청해야 한다), 조금 전에 다시 가입했다. 직업상, 사업상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데, 갑자기 클럽하우스가 그런 일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초대장 없이도 금방금방 가입된다는 것만해도 영광이라 여겨야겠다.


관련 글>>

https://brunch.co.kr/@alexkang/1501

https://brunch.co.kr/@alexkang/1506



https://brunch.co.kr/@alexkang/1511


매거진의 이전글 클럽하우스, 주저리 주저리 생각의 단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