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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l 30. 2023

밀수

밀수, 류승완, 아이맥스, 영화평, 한국영화

영화 밀수 #아이맥스2D, 역시나 기대한 바 딱 그 지점, 그만큼을 충족시켜줬다. 일단 한마디로 재미있다! 그리고 바닷가 짠내가 실제 나는 듯한 신묘한 영화이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인디영화관에서 개봉했을 때 본 이후, 지금까지 내 최애 감독 중 한명이 #류승완 감독이라 류승완 감독 영화라면 무조건 본다! #밀수 도 마찬가지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상 류승완 감독의 열혈팬 입장에서는 이번 밀수가 너무 좋다.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초호화 캐스팅으로 여기 나오는 배우들 가지고 영화 4~5편은 충분히 찍을 수 있을만큼 미친 캐스팅이지만, 영화적 배경과 분위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스토리 진행, 미친 캐스팅을 각각 생생히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배우는 지워지고 캐릭터 간의 끊임없는 충돌을 바탕으로 한 긴장감까지 마치 만듦새는 조금 거칠지만 에너지와 생동감 넘치는 팔딱거리는 활어회 같았던 류승완 감독의 젊은 시절 초기작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그도 나이를 먹어가고 대규모 자본 영화들을 자주 다루다보니 최근작들은 잘 숙성된 일식회 느낌이라 오히려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거기에 배우들 역시 각자의 매력과 연기력을 캐릭터에 쏟아내면서 각자의 개성과 생명력을 만들어냈는데, 류승완 감독의 의도를 너무나 잘 살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록버스터 영화지만 철저히 류승완표 B급 감성 독립영화 느낌이다. 나는 그래서 너무 좋았지만, 그래서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될 수는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차곡차곡 캐릭터를 쌓고 이야기를 쌓아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힘이 실리는 고전적인 구성이 요즘 영화답지 않아서 누군가에게는 초중반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후반부에 힘을 제대로 받으면서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폭발시킨다. 무엇보다도 스토리라인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 영화 밀수의 가장 큰 강점이다.



사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배우도 캐릭터도 이야기도 아니었다. 배경으로 하는 70년대의 바닷가 그 자체가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바다를 배경으로 하거나 바다가 나오는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영화 속 바다는 모두 아름답거나 멋지거나 무섭거나 등등 감독과 작가나 관객이 보고 싶은 바다였다. 한마디로 판타지로 채색된 바다였다. 하지만 영화 밀수의 바다는 바닷물 짠내 제대로 나는 현실 바다다. 영화를 보는 동안 우리가 아는 바닷가 짠내 냄새가 비릿하게 코 끝에서 나는 듯하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근처에 가면 냄새나고 물 담그고나면 찐득거리고 모래나 벌레가 붙고~ 지금까지의 바다 배경 영화들이 바다라 말하고 수영장 느낌이었다면, 밀수의 바다는 찐 바다를 경험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영화는 최초다!



※ 아이맥스로 보기는 했지만 한국영화라 아이맥스 활용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사운드는 평범했지만 세로형 화면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의외였다. 물 속으로 들어가고 펼쳐지는 장면이 중요한 장면이다 보니 그 수직비율 변환은 아주 찰떡이었다. 아이맥스 추천!



※ 쿠키영상 하나가 있다. 영화 끝나고 주요 배우 사진과 이름 잠시 나오고 곧바로 하나가 나온다. 별로 기다릴 필요없이 금방 나오니 부담도 없고, 정말 쿠키영상다운 딱 그 정도의 쿠키가 나와서 잔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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