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Dec 26. 2023

노량, 죽음의 바다 아이맥스 2D

노량, 이순신, 한산, 명량, 영화평, 한국영화, 아이맥스

노량 - 죽음의 바다, #노량 을 아이맥스2D로 봤다. 2014년 명량을 시작으로 작년인 2022년 한산, 그리고 이번 2023년 노량까지 이순신 3부작의 완결편이다. 명량을 본지가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명량이 나온지 벌써 10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순신 3부작을 상징적인 전투를 중심에 두고 배경과 주변 인물은 그대로 둔 채 매번 다른 배우를 이순신으로 내세워 다양한 이순신을 보여준다는 기획력 자체가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마무리까지 그 선택이 진심으로 탁월했다. 거기에 슈퍼맨처럼 모든 면에서 완전무결한 슈퍼히어로처럼, 혹은 무작정 국뽕에 하트 뿅뿅으로만 이순신을 그리지 않고 한명의 인간으로 그렸다는 점도 역시나 이번에도 좋았다. 그렇다보니 이순신 역할만 매번 다른 연기파 배우가 맡으면서 인간 이순신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지며 캐릭터가 풍성해지게 되는데, 국내외 영화사 모두 합쳐서 일부러 이렇게 연출한 사례가 있을까 싶다.



노량도 앞서 개봉했던 명량, 한산과 같은 구조다. 이순신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 몇몇, 이순신의 생각 단편, 주변 인물의 이야기들을 펼치고 이후 커다란 전투로 모두 모아서 기승전결을 완성한다. 노량은 시작부터 한시간 정도 캐릭터 구축와 이야기 배경을 깔고 이후 한시간 30분 이상을 전투에만 집중한다. 스포일러라 말하기엔 우리나라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스포일러(?)대로 이순신의 죽음으로 전투의 마지막과 엔딩을 장식하면서 이순신 3부작의 엔딩 역할도 함께 하는데, 이순신의 죽음을 신파로 흘러가지 않게 하고 의외로 담백하고 담담하게 그려내서 울림이 더 크다. (누군가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나 가족을 죽음으로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놓고 울라고 몰아가는 것보다 죽음 주위의 모습을 그리는게 더 슬프게 다가올 것이다) 



이순신 분량 만큼이나 명나라와 일본의 장수들에도 꽤나 많은 분량을 배분하는데, 이순신이 단순한 슈퍼맨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면서도 전투씬과 더불어 긴장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명량과 한산까지 오면서 매번 새로운 것을 업그레이드해서 보여줘야만 하는 저주 받은 운명을 가진 시리즈였으나, 역시나 이번 노량의 이런 분량 배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초반에 지루해보이겠지만 충분히 이게 깔려있다보니 중후반부 전투장면에서의 긴장감이 잘 살아난다. 명량과 한산이 왠만한 전투장면들을 이미 다 보여준 상황에 노량은 전투장면들이 거의 다 밤에 이루어지기까지 하니 이런 영리한 작전은 전투 장면에 새로운 힘을 더한다. 덕분에 속 시원한 전투와 액션도 만족스럽다.



노량은 무조건 스크린이 크고 사운드 좋은 곳을 추천한다. 아이맥스로 봐서 만족감이 훨씬 더 컸다. 전투 장면은 역시나 큰 스크린이 실감나고, 포성 소리를 비롯 각종 전투와 전쟁시 소리들, 엔딩 무렵 북소리는 박력있는 아이맥스 사운드 덕분에 의자에 떨림이 오고 가슴이 짖눌렸다. 



명량-한산-노량까지의 10년, 즐거웠다. 이제 이순신을 놓아줘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령 202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