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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자고 다짐한 것, 3 Depth 질문법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소통, 대화, 권한, 책임

by 강재상 Alex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급과 직책이 올라가고 점차 책임과 권한이 커지면서 내가 보스가 되면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3 Depth 질문법이다. 현재도 상황과 필요에 따라 아예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정말 필요할 때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



3 depth 질문법은 단순하지만 파괴적 효과를 갖고 있다. 먼저 3 depth 질문법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하면 질문을 할 때 첫번째에서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로 가면서 점점 더 깊게 혹은 디테일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파괴적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누구도, 하물며 천재라 할 지라도 이 질문법으로 질문하면 결국에는 답하기 곤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00명 중 1명이 이 질문법을 이겨냈다 싶으면 3단계 질문으로 확인한 그의 지식 범위를 가지고 그가 잘 알 수 없을 새로운 다른 첫번째 질문을 던져서 전투력을(?) 파악하고 다시 3 Depth 질문법을 활용해서 결국엔 그를 처절하게 침몰하게 만들 수 있다. 수평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이나 토의에서는 물론이고, 책임과 권한에 따른 수직 관계에서 보스가 이 방법을 쓰면 조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보스가 이 방법을 자주 쓴다는 것은 부하직원을 내려까면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우월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혹은 그런 상황을 이용해서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그 자리에 참여하거나 보고 있거나 듣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서 특정 감정이나 생각,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바꿔말해서 그 자리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 방향성을 정하거나 일이 되게 만들거나 성과를 내게 만드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다. 그래서 같은 맥락에 있는 질문과 화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흔하게 받는 질문인데, 왜 그들이 무조건 버스비를, 배추값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자기 책임하에 있는 보스라해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면 실무자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 알 필요까진 없다.



보스면 보스에 맞게, 자리와 상대방에게 맞게 이야기를 나누는 목적에 맞춰서 이루고자 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보스가 조직원들 데리고 3 Depth 질문법으로 곤란하게 만드는 건 감정적 쾌락을 위한 잡도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아는데 너는 왜 모르니 논법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간들은 모두 시간낭비, 에너지낭비일 뿐이다. 상대방이 진짜 바보거나 벽창호면 더더욱 의미없다. 어떻게 하면 내 시간을 최대한 아끼고 상대방이 내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에 따라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움직이게 만들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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