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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l 24. 2017

가장 유치하지만 가장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

( 노 스포일러)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리뷰, 영화, 배트맨, 레고

레고 배트맨 무비, 가장 유치할 수 있는 표현방법으로 가장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닛!   (평점 9/10)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는 이전에 나온 레고무비가 준 의외의 꿀재미에 기다리고 있던 영화다. 그런데 개봉했을 때 타이밍을 놓치고 하다 못해 여행 가는 비행기 기내영화로도 기회가 있었음에도 귀국길 잠에 취해서 결국에 이제야 보게 되었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예상한대로 그리고 기대한대로 이 무더운 미친 여름 날씨에 역시나 꿀재미를 선사했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제목 그대로, 그리고 레고무비처럼 레고를 가지고 스톱애니메이션처럼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다. 재미있는 건, 정말 레고로 만든게 아니라 레고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CG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다. 디지털로 일부러 아날로그 스타일로 만들었다. 지금이야 레고 하면 성인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본질적인 속성일 것이다. 그걸 일부러 아날로그 레고 그 자체처럼 만들기까지 했으니 표현방식으로 보면 이제까지 나온 어떤 영화들 보다도 가장 아동틱 혹은 유치한 표현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레고무비 시리즈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스토리와 캐릭터, 각 장면과 대사는 완전 성인용이다. 잔인하거나 야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메가히트 시리즈였던 슈렉처럼 아이들 보다 성인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의미다. 레고무비에 이어 레고 배트맨 무비도 슈렉처럼 각종 패러디를 바탕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이질적인 조합을 가져다가 마구 충돌시키고, 기존의 형식이나 상식을 뒤집는다. 한 예로 배트맨이 가장 싫어하고 경계하는 히어로가 슈퍼맨 보다는 '아이언맨'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장면이나 대사들이다. 보는 동안 빵빵 터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렇듯 가장 유치한 표현방법과 가장 성인스러운 콘텐츠가 주는 아이러니가 레고 배트맨 무비 최고의 매력이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작정하고 기존 히어로물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활용한다. 그리고 전작 레고무비가 레고 스스로를 셀프디스하거나 관념을 뒤집으면서 재미를 준 것처럼, 이번에는 히어로물들을 그 희생양으로 삼는다. 배트맨 시리즈에 나오는 모든 악당들과 각종 캐릭터들을 한번에 등장 시키는 것은 물론이요, 슈퍼맨까지도 끌어들인다. 판권상 DC캐릭터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이언맨에 대해 언급하듯이 그 대상은 전방위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유명한 영화 속 악당들을 레고 배트맨 월드로 다 끌어들이는 대범함도 갖췄다. 반지의 제왕 사우론을 비롯, 쥬라기공원 랩터 등등 다 여기서 볼 수 있다. 이미 전원 출동하는 배트맨 빌런들로만해도 역대급인데 다른 영화 악역들까지 총공세를 펼치는데,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악의 악당 드림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사로 만든다면 제작비와 캐스팅 문제로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었을까 싶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앞서 말한 재미에, 역시나 전편 레고무비처럼 멋진 메세지를 세련되게 담아냈다. 혼자 살 수 없고, 진정한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아주 디테일하고 촘촘하게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담아내면서 공감하게 만들고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실사영화들이 오히려 이걸 보고 좀 배웠으면 좋겠다.



애니메이션이나 레고가 움직이는 영화에 도저히 적응이 힘든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만드는 꿈재미 뚝뚝 떨어지는 영화, 그것이 바로 레고 배트맨 무비다.


전편 레고무비 리뷰>>
http://jskalex.blog.me/220021568987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 2017) 

감독 크리스 맥케이 

출연 윌 아넷, 랄프 파인즈, 로사리오 도슨, 마이클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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