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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Nov 19. 2017

모두 총출동하는데 이상하게 소박하게 느껴지는 묘한 기분

(노 스포일러) 영화 저스티스 리그 리뷰, 영화, 영화평

저스티스 리그, 모두 총출동하는데 이상하게 소박하게 느껴지는 묘한 기분  (평점 7.5/10)

- 저스티스 리스, CGV천호 아이맥스3D 관람 - 


일단 저스티스 리그 영화 자체는 재미있다. 최소한 영화표 값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아~ 나처럼 주말에 아이맥스3D로 본 사람은 조금 아깝다, 2만원이나 줬으니... 굳이 아이맥스로 굳이 3D로 볼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면, 원더우먼, 배트맨, 슈퍼맨까지 확실히 자리 잡은 인기캐릭터들은 물론이요, 아직 독립영화로 개봉하지 않은 플래쉬맨, 아쿠아맨, 싸이보그까지 개성적인 주연급 캐릭터들까지 합세한다. 라인업으로만 보자면 마블의 어벤져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막강 라인업이다. 순수하게 캐릭터들의 인지도만 따지면 오히려 앞설 지도 모른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만으로도 말이다. 이들이 한팀을 이뤄 세상 종말을 가져올 악과 맞선다니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벌어질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런데 뭔가 묘하다...



중간에 개인사로 감독을 놓기는 했지만 잭 스나이더 감독 영화 답게 비쥬얼의 화려함은 여전하다. 볼거리만으로도 제작비가 그대로 어디에 씌였는지 느껴질 정도다. 마블 히어로들과 어벤져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조스 웨던 감독이 잭 스나이더 감독의 뒤를 이어 마무리 지어서인지, 저스티스 리그는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과 느낌이 확 달라졌다. 영화 분위기와 각 장면, 스토리와 대사 그리고 편집까지 모든 면에서 확 밝아졌다. 이전 DC영화들의 암울하고 묵직한 느낌에서 벗어나 마블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가벼워졌다. 장점은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부담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멋진 캐릭터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이들이 하나 되어 펼치는 마지막 전투까지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캐릭터의 매력도 있고, 유머와 개그도 있고, 액션도 있고, 볼거리도 있고, 그렇게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



그런데 저스티스 영화의 톤이 이전 DC영화들과 달라진 점이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올해 개봉한 원더우먼, 더 이전으로 올라가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까지도 보면, DC슈퍼히어로 영화들의 개성은 어둡고 묵직하게 누르는 강렬한 힘과 진중함에 있었다. 물론 영화 톤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는 그야말로 개인의 판단이지만, 너무 톤이 달라지다보니 DC도 아니고 마블도 아니고 모호한 느낌이다. 마블을 따라한 DC 느낌이랄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모두 뒤로 하고 결정적으로 화려한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모두 총출동하는데 이상하게 소박하게 느껴지는 묘한 기분을 준다. 단순히 영화의 톤이 가벼워져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일단 세상에 종말 가져올만한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제대로 깔아놓아야 하는데, 영화는 슈퍼히어로를 모으는데 정신이 팔려서 그 부분에 신경을 쓸 틈이 없다. 여기에 빌런(악당)이 제대로 카리스마를 보여줄 틈도 없고 '배트맨 대 슈퍼맨'처럼 소문만 어마어마하지 빌런이 약하게 느껴진다. 일단 슈퍼히어로들을 모으기도 바쁘니 그들이 뭉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팀웍을 쌓고 그 팀웍이 하나의 강력한 힘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벤져스가 하나의 팀으로 느껴지는 반면, 저스티스 리그는 급조된 용병모임 같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액션이 약하다. 거대한 전쟁을 벌인다기 보다는 세상 조용한 곳에서 콩닥콩닥 '그들만의 리그'를 소박하게 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가장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지만, '맨 오브 스틸'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배트맨 대 슈퍼맨',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로 역으로 영화 스케일이 줄어들었다. 



근래 마블 영화들처럼 매력적인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을 한껏 활용하는 유행을 저스티스 리그도 동참한다. 토르 3에서 토르와 헐크가 대결하고, 어벤져스 2에서 아이언맨과 헐크가 대결하는 장면들처럼 말이다. 흥미롭고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기는 하지만 각 영화 자체만 생각해보면, 영화 중반에 나오는 그 장면들이 하이라이트 장면이 되어 라스트씬을 압도해버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장면들 밖에 기억이 안난다) 저스티스 리그도 마찬가지이다. 가뜩이나 분위기가 제대로 안깔려있는데 영화 중반부 예상한대로, 그리고 이제는 홍보에서도 오픈되어 더이상 스포일러가 아니라 이야기하면 슈퍼맨이 부활한다. 그리고 슈퍼맨과 다른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 잠시 대결하게 되는데 그 장면이 오히려 가장 인상적이다. 이후 시간이 지나 라스트씬으로 연결되는데 '배트맨 대 슈퍼맨'의 원더우먼 등장의 쾌감을 재현하고자 하는데, 흠... 미안하게도 눈물나지만, 저스티스 리그는 여전히 원더우먼이 주인공이다.



의외의 소박함에 당황하게 되는 영화가 저스티스 리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총출동해서 한 스크린에 등장하고 멋진 화면이 이어진다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말 것!


※ 저스티스 리그의 주연은 사실 원더우먼도 아니다. 한국관객들에게는 '배트맨 대 슈퍼맨'의 전설적인 원더우먼 등장씬만큼이나 소름 돋는 장면이 나오는데... 귀를 의심하게 되는... 주연은 '블랙핑크' 그리고 '마지막처럼'이다. 


※ 보면서 헷갈리게 만드는 캐릭터가 있다. 고든 형사역인데, 영화 위플래쉬의 악독한 선생님이었던 배우 J.K. 시몬스이다. 문제는 그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신문사 편집장 역을 너무 인상깊게 한 나머지 그 배역이 겹쳐서 연상된다는 점이다. 신문사는 슈퍼맨 시리즈에도 나오고. 그래서 그가 형사라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머릿속이 혼돈스럽다.


※ 영화 끝나고 2개의 쿠키영상이 나온다. 하나는 개그릴 정도 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다음 DC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알리는 중요한 영상이다. 엔딩크레딧이 완전히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CGV천호에서 아이맥스3D로 봤는데, 아이맥스 특유의 커다란 화면이 주는 쾌감 이외에 다른 강점은 없었다. 사운드가 특별히 인상적으로 활용되는 것도 아니고, 3D가 인상적이지도 않다. 아이맥스 화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아이맥스3D로 볼 필요까지는 없다. 주말 기준 2만원을 내고 보기에는 돈이 조금 아깝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저스티스 리그 (Justice League, 2017)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레이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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