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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04. 2018

[7개의 회사, 5번의 이직] 02. 우리가 남이가?

일보다 친목질이 우선이던 A사

7개의 회사, 5번의 이직 이야기에서 언급하는 회사와 그 속에서의 경험담은 엄밀히 말하면 시간 순서는 아닙니다. (검색하면 다 나오는 세상이라..) 다만 전달의 편의를 위해 에피소드 화하여 쓰는 것임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A사에서 있었던 일을 다뤄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다녀본 회사들 중 가장 이해가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직한 당시에는 참 좋았습니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직급과 권한을 상승시켰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리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더욱 기뻤습니다. 하고 싶은 일, 욕심나는 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찾아간 곳이었고, 더욱 어렵고 큰 프로젝트를 담당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일과 커리어에 대해 큰 동기부여를 받은 저는, 건강에 이상이 올 정도로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노력에 상응하는 성과도 만들어냈죠. 주변에서 인정도 받았습니다. 공채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기 승진했고, 사내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기대 이상의 결과에 저 또한 기뻤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일이 아닌, 친목질이 중심이던 조직


조직개편과 부서 이동을 하면서 전혀 생각도 못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업무와 성과가 아니라 인간관계, 정확히는 친목질에만 신경 쓰는 문화가 만연했다는 것이지요. 명시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야 회사에서도 당연히 성장시켰지만 그 이외의 부분은 저로서는 공감도, 이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사조직을 만들어서 삼삼오오 친목질 하는 것 자체는 그러든 말든 상관이 없었지만, 그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타인을 배척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성과로 비교당할 것 같은 사람이 있으면 악의적인 소문을 내서는 결국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게 만들었죠. 그러다 보니 업무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에는 사교모임이나 인간관계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로 채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일 그 자체와 그 속에서의 비즈니스 관계 구축에만 집중해도 성과가 날까 말까인데, 이런 문화에 휩쓸려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저를 탈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일과 상관없는 이런저런 논쟁으로 시간과 감정을 낭비해야 했고, 어떨 때는 내가 여기에 일을 하러 왔는지, 동아리 활동을 하러 온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이 일은 안 하고 친목만 신경 썼으니 제가 책임져야 할 업무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느그 팀장 남천동 살제? 으이?!


우리가 남이가?


점입가경이었던 것은, 기존 직원들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에게까지 이런 분위기가 스며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창 일을 배우고 역량을 키워야 할 시기에 회사를 동아리처럼 생각하며 입만 번지르르한 애티듀드를 장착하게 된 것이지요. 위아래로 '라인'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판단 기준이 되었기에 인사철에 승진이나 부서이동 발표가 나도 그리 놀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라인 보면 딱 각이 나오니까요. 


조직에서 비리나 사건사고가 터져도 유야무야 무마되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한 마디로 다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신상필벌이 이뤄지지 않으니 비리와 사건사고를 지켜보던 제3자들 또한 도덕적으로 둔감해졌습니다. "저런 짓을 해도 별 일은 없구나. 그럼 나도..?"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A사에서도 제 발로 뛰쳐나오게 되었습니다. 조직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고, 이런 조직에 더 이상 몸 담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미 제가 원했던 일을 경험했고 나름 성과도 냈기에 미련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오면 떠나고자 마음먹었고, 몇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기회를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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