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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13. 2018

사무실의 싸이코 #8. 착한사람 증후군 사람들

슬직살롱, 직장인, 사업가, 조직생활, 조직관리, 사회생활, 인간관계

솔직히 착한 사람을 안좋아한다. (그렇다고 사악하거나 나쁜 사람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주위에서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더 안좋아한다. 물론 내가 직접 겪어봐도 그 사람은 착한 사람이 맞다. 그러면 마음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인간적인 매력까지 겸비한 경우가 많아서 호감이 가는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착한 사람을 안좋아하고 최대한 멀리(?) 하려는 이유는, 착한 사람은 주위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통 착한 사람 옆에 딱 붙어있는 사람들, 비슷하게 착하거나 착한사람이 다 받아줘서 오랜 시간 함께 있으며 함께 연대감이 형성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불행하게 만든다. 착하다는게 곧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착하고 선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대신 악역을 맡거나 피해를 봐야만 하기 때문이다. 보통 착한 사람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서 자기가 무엇을 얻는지 잘 알고 있거나 본능적으로 경험적으로 자기에게 책임이나 비난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도 '착한 사람'은 모든 비난에서 피해가거나 본질적으로 가해자였음에도 '피해자'로 포지셔닝된다.  

상대방의 동정심을 자극해서 필요한 것을 너무 쉽게 얻는다. 상황이 바뀌어도 대부분 정색을 하거나 끝까지 자기가 더 불쌍함을 어필한다. 역설적인 것은 정말 힘든 피해자나 약자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힘도 기회도 쉽지 않다. 그래서 착한게 아무리 순수하고 진정성이 있어도 결국에 '위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자 좋아하는 사람이고 싶어 한다. 최소한 자기에 대해 좋은 인상과 말을 남기려고한다. 당연히 대개 주변에 사람이 많다. 바꿔 말하면 마치 ‘공공재’처럼 모든 사람을 위한 사람이지,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아니다. 남의 눈치를 많이 봐야하니 예수님처럼 모든이에게 공평한(?) 배려와 사랑을 베푼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쌓이다보면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때 별로 매력이 없다. 진심이던 아니건 간에 겉으로 보이고 느껴지는게 ‘그냥 난 One of Them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막상 내가 필요할 때는 없는데 내가 왜 항상 그를 돕고 챙겨야 하고 옆에 있어야할까 회의감을 들게 만든다. 굳이 그런 사람 옆에서 스트레스 받는게 바보짓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뭐 어차피 나 없어도 주변 사람 많은데 착한 사람 미래를 걱정해주는 것이 더 바보짓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야말로 내 앞가림이나 잘하자는 생각~) 

착한 사람이 상사라면 조직 입장에서는 더욱 최악이다. 정확히는 착한 이미지 갖고 싶어서 할 말조차 안하는 상사를 이야기해보자. 이제까지 독단적이고 무례한 꼰대 보스 이야기는 넘쳐나게 나왔었다. 흔하디 너무 흔하다. 대부분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도 이 부분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갑갑한 마음에 종종 직접 글을 써서 올려왔던게 이런 관점의 글들 많았다. 소위 '착한 상사 증후군'이랄까? 그나마 일이라도 잘하는 상사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해내는데, 대부분 그렇게 잘하지도 못한다. 아니 그럴 수 없는데 그 위치가 되면 할 일과 영역이 넓어져서 혼자 다 해내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좋은게 좋은거고 자기는 착한 이미지 가져가고 싶다면서, 저렇게 하는 상사를 많이 겪었다. 대놓고 자기는 착한 역할을 하고 싶으니 나보고 악한 역할을 맡으라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은 뒷전이고, 회사에서 인간관계 쌓고 사교활동하겠다는 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애정결핍은 제발 회사 밖에서 풀자! 가족이나 동아리나 랩실 놀이를 방치하거나 심하면 주도하는게 이런 상사들이다)  

결국에 악역은 누군가 해야 하는데, 그건 대개 업무와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의 몫이었다. 쓴소리 아니 해야할 말을 하는게 악역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웃기긴 한다. 아무튼 일 앞에서 사적 감정을 내세우는 '착한 사람 병'에 걸린 사람들 때문에, 특히나 상사라면 더더욱 조직 전체가 완전 망가진다. 이들이 더 위험한건 독단적인 상사들의 경우, 조직원들이 좋은 면은 배우고 안좋은 면은 욕하면서 배우지 말아야지 하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이런 상사 밑에서는 쥬니어때 몸과 마음은 편한데 배우는게 없어서 몇년만 지나면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조직이나 개인이나 최악의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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