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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20. 2018

사무실의 싸이코 #11. 기분이 랜덤으로 변하는 사람들

이럴 땐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내가 무슨 욕받이도 아니고..

오랜만에 '사무실의 싸이코' 시리즈를 올립니다:)

오늘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그 사람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아침 출근길에 인사를 했더니 인사도 안 받아줍니다. 뭔가 싸-합니다. 세상 무너진 것 같은 표정으로 인상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부하직원의 결재 요청 서류에 숫자 하나 틀린 걸로 트집을 잡기 시작해 사무실 전체를 공포 분위기에 몰아넣습니다. 길길이 날뛴다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을 연출하죠.

그런데 30분 뒤, 어딘가에서 온 전화를 받고 난 직후부터는 갑자기 얼굴 표정이 바뀝니다. 표정만 보면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다른 부하직원 하나가 내일 휴가 쓰겠다고 해도 희희낙락하며 쿨하게 오케이 합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는 또 팀원이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길길이 날뜁니다. 팀원은 휴가를 떠난 것이고 그걸 승인한 게 자기였다는 사실은 아예 잊어버린 것처럼요.”


부장님 감정기복도 터지고 내 멘탈도 터지고..


이런 상사랑 일해보신 적이 있나요?

없다면 천만다행입니다만, 제 경험에 비춰보면 아마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단시간에 저렇게 기분이 왔다 갔다 하면 환자입니다만, 저 정도는 아니어도 도무지 기분을 예측할 수도 없고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짐작도 안 되는 사람들.. 특히 상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통 권위주의적이고, 자기애가 아주 강한 성격의 윗사람에서 보일 수 있는 기분장애나 조울증일 텐데, 문제는 부하직원인 내 입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는 것과 그 인간 때문에 내 감정이 너무 상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런 사람에게는 “당신 환자입니다. 당신은 치료받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고, 해줘야 맞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없죠. 어떻게 할까요?




1. 그 인간은 절대로 안 바뀐다. 자연재해 같은 사람에게 너무 맘 상하지 말 것

사람에게 으르렁대는 도사견에게 그러지 말라고 해봐야 씨알도 안 먹힙니다. 흔한 상사의 갑질이든 환자의 기분장애든 그 사람의 그런 태도는 최소한 여러분이 그 인간과 일하는 몇 년 사이에는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길을 걷는데 커다란 바위가 있거나 끔찍한 철조망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좀 짜증은 나겠지만 그러려니 하고 돌아가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조금 편해집니다. 

상사의 갑질이 도를 넘어 가령 대한항공 기업주 가족처럼 되거나, 성추행이 되면 그건 법으로 가야 하는 사안이 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그것보다는 정도가 약할 때입니다.


2. 자신의 감정을 그의 희생물이 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함

옆에서 모르는 사람이 다른 모르는 사람에게 짜증내는 걸 지켜보기만 해도 힘이 듭니다. 그 상황 자체가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화를 내거나 화를 받아내는 사람의 감정이 전이돼서 힘이 드는 것일 수도 있죠. 어떤 이유에서건 화를 내는 사람 혹은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걸 지켜봐야 하는 입장에서는 힘이 듭니다. 하물며 매일 매우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회사라면 더 힘들고, 가끔 그 감정의 기복이 내게 날아오는 상황이 반복되면 더 힘든 것 맞습니다. 

상사가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폭발적 분노를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 그건 그의 문제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힘겨운 건 분명하지만, 그 모든 원인은 화를 내거나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감정에 휘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이게 냉정하게 끊어낼 수 없는 거 잘 압니다만, 분리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근무시간이나 근무상황은 윗사람이 통제할 수 있고, 통제되겠지만, 여러분의 감정까지 통제하게 하지는 마세요. 그의 감정과 여러분의 감정을 분리하도록 노력하세요. 


3. 감정의 분리를 위해서는 관찰과 객관화가 필요함

핵심은 관찰하는 겁니다. “저 인간 오늘도 짜증이네” 혹은 “저 인간은 왜 맨날 저렇게 널뛰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생각을 하고 말을 내뱉는 순간 여러분의 감정에도 상처가 생기고, 여러분의 감정의 주인이 그 인간이 됩니다. 

관찰하라는 것은 “어떤 조건이 저 인간의 감정 기복을 가져올까?” 혹은 “이러저러한 사람을 만나면 감정 기복이 나타나는군” 같은 식으로 감정 기복의 이유를 추정하고, “감정 기복이 나타나면 언제는 울고 언제는 웃고, 언제는 폭발하는군” 같은 식으로 그 양태와 정도를 파악해보는 겁니다. 

관찰이 어느 정도 이뤄지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쉽게 객관화가 됩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감정의 분리도 이뤄집니다. 상사가 널뛰든 말든 여러분은 일정 수준의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적당히 맞춰주세요. 환자에게 맞춰주는 건 여러분의 가치를 깎아먹는 일이 아닙니다

아픈 사람은 짜증을 자주 냅니다. 이런 환자를 대할 땐 감정 높낮이가 있을 것을 우리는 예상을 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맞춰주려고도 노력합니다. 

물론, 상사는 여러분이 병문안을 갈 정도로 친한 사람도 아니고 특히나 감정 기복이 심한 상사는 죽도록 싫은 사람일 텐데 내가 왜 받아줘야 하냐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받아주지 않으면 부글부글하면서 속앓이를 하거나 퇴사를 각오하고 들이받아야 할 텐데, 양쪽 다 힘든 선택이잖아요. 선택보다도 그 뒷감당이 더 힘든 일이지요. 

때문에 적당히 맞춰주면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정신에 가장 좋습니다. 여자 친구의 개가 짖으면 그러려니 하면서 가끔 간식이나 던져주는 것과 같은 거죠. (심리에서 클러스터 B라고 부르는 이상 심리 군이 있는데, 대응 원칙은 이 집단에게는 모두 비슷합니다. 적당히 맞춰주고 오냐오냐 하면서 거리를 두는 거죠.) 

맞춰주는 게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내 감정도 못 드러내는 게 화난다는 분도 있겠지만, 조직에서 감정적 충돌을 감내하겠다는 결심이시면 그렇게 하시는 게 맞습니다. 다만 뒷감당이 좀 피곤하겠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는 게 맞습니다. 단, 굳이 그렇게까지 키우고 싶지는 않다면 맞춰주자는 겁니다. 갑자기 비 내린다고 욕해봐야 비는 멈추지 않습니다. 비옷을 입던지 나무 밑에서 피하던지 아니면 그냥 비 맞으며 걷던지 하는 것이고요, 최악이 비 맞으면서 그 자리에서 하늘 욕만 하는 거죠. 




기분 널뛰는 상사를 만나는 건 자연재해와 같습니다. 


물론 정도가 심하면 변호사나 기자를 만나야 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자연재해를 맞이했을 때의 태도를 유지해서 그 인간의 널뛰기가 내 감정의 널뛰기가 되지 않도록 합시다.


[글쓴이 :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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