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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키드 May 20. 2024

문과생인데 첫 직장은  무조건 대기업을 가야하나요? ①

커리어를 먼저 고민하자. 스탭이 될지 현업 인력이 될지.

책임님, 근데 사회 생활 시작은
무조건 대기업이 좋을까요?


자소서 이야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무슨 원론적인 이야기냐 싶겠지만,

취업 전에 꼭 한번 깊게 고민해야할 이슈가 있다. 바로 평생을 가져갈 커리어에 대한 부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때까지, 우리는 '눈 앞의 시험'을 준비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직장인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것들은 '내가 알아서' 하는 삶을 처음으로 겪게 된다.


좋은 대학에 가듯 좋은 회사(이름난 대기업 같은)에 가는 것으로
어른들과 지인들의 축하를 받는 삶은 1년도 채 가지 않는다.
모든 축하와 관심이 떠난 뒤 남게 되는 것은 오로지 나, 그리고 '나의 일' 뿐이다.


한번 결정한 커리어를 뒤집는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취업 전에 충분한 고민을 해야한다.

대기업이 주는 복지와 다양한 사회적 후광 효과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드물겠지만) 본인의 커리어에 대해 아쉬움을 갖게 되었을 때 돌이키기 쉽지 않다.


대기업 소속이 주는 안정을 외면하고 커리어를 다시 쌓는 도전을 하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다.

그 도전이 좋은 결정일까? 솔직히, 그 결정을 경험해본 나조차 감히 말하기 어렵다.

그만큼 힘든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왕 취업하는 것, 충분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선행하자.

소속보다 직무가 중요한 세상이다. 앞으로는 더욱.


나는 상경대학을 졸업한 인문계 취업준비생이었고,

이공계 전공의 엔지니어들이 현업의 주류인 대기업 경영지원 직군(인사)을 거쳐,

현재 공공기관에서 일반 행정직 직군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경험의 맥락에서,

모든 회사에 존재하는 스탭 직군*과 문과생이 현업을 담당할 수 있는 직군 두 갈래를 고민하는 것이 취업 준비의 가장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 스탭 직군에 한계를 긋는 것이 아니다.
해당 직군에서 충분히 커리어를 쌓아 스페셜리스트가 될 가능성 또한 무한하다.
대체불가능하여 어디서든 모셔가려는 인재, 전사 경영의 방향을 쥘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동등히 주어지는 직군이다.
고민할 부분은 대기업이냐 아니냐가 아닌,
경영지원 직군으로 커리어를 쌓을 것이냐
회사 현업인력으로 커리어를 쌓을 것이냐는 것


나는 대기업 출신의 유능한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어느날 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꾸준히 성장하거나, 가만히 대기업의 우산 속에 멈춰 있거나. 고민하자.


경험상, 문과생의 대기업 취업에 대한 고민은 공대생이 고민하는 그것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

대기업 취업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공대생은 전공에 맞춰 대기업을 정하겠지만,
문과생의 경우 대부분 '경영지원 직군'이라는 포지션으로, 어느 회사든 취직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화공과 출신이 흥하는 시기가 있고 컴공과 출신이 흥하는 시기가 있는데,
이와 달리 문과생들은 '당시에 흥하는 업종'의 어떤 회사든 갈 수 있다는 것.


내 전공을 살려서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현업 인력'이 되기에,

우리 나라에선 그들(공대생)이 주류가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제조, IT, 건설, 화학을 주로 다루니까.


그러니, 나는 철저히 문과생의 입장에서 커리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스탭'으로서의 취업과 '현업' 담당자로서의 취업이야기로 나뉠 것이고,

오늘은 '스탭(경영지원 직군)'으로서 대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문과생은 이공계 계열의 회사에 가면 대부분 경영지원 직군을 맡게 된다.

흔히들 말하는 스탭 업무(인사, 회계, 법무, 마케팅 등)


아무래도 큰 회사에 갈수록 동일한 경영지원 직군의 경험을 쌓는 경쟁자들에 비해서

“큰 규모”의 인력, 예산 등 더 광범위한 경력을 가져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반대로,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더 규모가 적은 기업을 갈 경우는
프로젝트 볼륨은 줄어들 수 있지만 '깊이'와 '주도성'이 확연히 높아질 수 있다.
주로 과장 직급 정도가 되면 활발하게 이직 시장에 뛰어들게 되는데,
잘 키운 중견/중소기업의 경력을 가지고 대기업이나 외국계, 또는 상승세의
유망한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만큼 '직접 해본'일이 중요하다는 것.


다만, 스탭 인력으로서 취업 당시 고민해야 할 부분은,

결국 본인이 경력을 쌓아 이직을 하는 경우를 고민하면 10년 20년 뒤 업황을 고민해야한다.

스탭 인력으로서 이직을 하는 경우 주로 업종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말은 즉, 내가 과장 직급(10년 정도 경력을 가진)이 되었을 때,

내가 속해있는 업종이 '감원'을 하는 어려운 경우가 닥쳐 있으면 어렵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회사는 감원에 들어갈 때 스탭 인력부터 줄이는 경우가 많은데,
경력 이직자로서 내가 그 자리에 새롭게 들어갈 가능성은 얼마나 되겠는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야, 이공계 애들이 열심히 만들면 너희는 그걸 잘 받아다 팔아서 돈벌어줘야 돼." 당시엔 문과생 출신으로 가장 좋은 직종이 '상사'였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스탭 업무는 굉장히 매력적인건 사실이다.


업종은 흥망성쇠가 있지만, 동종 업계 내에서도 분명 탑티어 회사는 끊임없이 바뀌고,

상위권의 회사에서 해당 커리어를 잘 관리해왔다면 아무래도 면접관들이 기대하는 바가 긍정적이다.


대기업에서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통한 인적 성장과 폭넓은 사회적 공감이다.


그룹 교육부터 계열사 교육 등 체계적인 신입사원 입문 교육을 듣게 되고,

진급 시기마다 때 맞춰 그룹에서 제공하는 교육과 관리를 통해서,

'규모있는 회사만이 줄 수 있는' 잘 훈련된 직장인이 될 기회를 얻는다. 


세련되고 FM적인 비즈니스 매너, 업무 태도 등 직장인으로서 격을 갖추기 쉽다.

수천, 수만명의 같은 그룹 구성원들이 '모두 똑같은 품위'를 갖추려 노력하기에,

서로에 대한 기대감과 다른 소속을 만났을 때 그들이 갖추는 기대가 동일하기에.

21세기인 지금도 회사 이름을 딴 "OO맨"이라는 단어를 쓰는 어른들이 계신데,
그만큼 대기업이 제공하는 인재 양성 체계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있고,
사회에서 바라보는 간판에 대한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스탭 인력으로서 Specialty를 키우는 방법은, 대기업에 가서 "규모의 커리어"를 쌓는 방법도 있고- 한참 성장하는 신생 업종에 들어가서 "특이한 경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대기업 스탭 업무에 대한 강점이 규모의 경험이라면,

가장 큰 단점은 '언제 대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물론 중견기업, 스타트업 스탭 및 현업 담당자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현업 인력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대체 가능한 스탭 인력이라는 한계를 경험하게 되고,

결국 임원으로의 진급이 불가한 상황에서 업종과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오면,

본인의 삶을 담은 회사를 뜻하지 않게 떠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사기업을 다니는 이상, 이런 부분은 모두의 고민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업 부서의 경력을 쌓고 있다면 그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고,

또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커리어 관리를 잘 한다면 오히려 스탭으로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스탭 부서에 있다고 안심하지 말고,
계속 회사의 현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바로 이것이다.


회사에서 본인 커리어를 최대한 잘 살려서 레벨을 높이는 건 아주 현명한 일이다.

동종 업종의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거나, 아니면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는 것도 좋다.

필자가 다니던 회사에서 스탭 출신으로 성공적인 경력 이직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를 들어보자면,


하나, '외국인과 해외 거점 관리'를 하던 동기는 당시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하며 고생했지만, 이 유니크한 경험을 살려서 해외 채용과 거점을 확장하는 굉장히 든든한 회사로 이직하여, 그 회사에서 대체 불가한 중추 포지션을 차지했다. 한 번 더 이직했다고 하던데,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기대되는 사람.

둘, 활황기의 업종 탑티어를 주도하던 회사에서 신입과 경력을 엄청나게 뽑아대던 선배는 요즘 가장 핫한 업종의 탑티어 회사로 이직해서, 그의 주특기인 채용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출신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활약하고 있다. 회사가 질적 양적 성장을 함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보람을 느낀다며.

셋, 매일 밤새며 주말까지 나와 고생하며 기획/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후배는 본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업종으로 이직해서, 흥망 없이 '꾸준한' 업계로 이직하여 본인이 잘 하던 업무를 보다 수월히 수행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업으로 이직을 하니, 오히려 현업 부서 담당자와 대화가 잘 통해서 편하다고 하던가.


이처럼 스탭 업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당장은 힘들지만 커리어를 지켜내며 과장때까지 경력을 쌓으면,

해당 시점에서 10년 뒤를 내다보아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때부터는 스탭이 아닌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대체불가한!


스폿라이트를 받는 삶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10년 뒤의 커리어에선 내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대기업 출신의 스탭'인 것이다. 규모의 경력을 최대한 갈고 닦자!

중요한건 “도달하는 시간이 짧지 않다’는 것.

대기업의 스탭 인력은 담당하는 프로젝트의 볼륨이 크고,

다양한 케이스를 겪어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메리트다.


다만, 주도적인 경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최소 대리급 2~3년차 이상은 되어야 한다.

복사하고, 스캔하고, 엑셀과 리서치 작업을 하는 신입사원 시절을 지나
회의에 참석하고 결정을 내리고, 현업 부서와 협의하는 대리급이 되기까지
평균적으로 7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커리어만 생각하며 버티기엔 다소 피로감이 들 수 있는 시간
(물론 열심히 일하다 보면 금방 지나가는 시간이다)


4년차 직원이 말하는 인사 이야기와 7년차 대리가 이야기하는 깊이는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글 초반부에 언급했듯이, 4년 정도의 경력이면 오히려 중견기업 등에서 활약한 직원이 

더욱 업무에 있어 주도성을 가지고 회사에 목소리를 내고, 경영 방향을 이끌어 왔음을 입증할 힘이 강하다.


스탭 업무에 있어 대기업에서 시작하는 장점과 리스크는 이정도로 고민해볼 수 있다.


자. 그리고 이제, 문과생이 현업 담당자로서 커리어를 쌓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청운의 꿈을 품고 멋진 MD가 되고자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정작 창고나 매장에 내려가 볼 시간도 없이 각종 숫자들과 싸우며 거래처와의 전화 통화만으로

하루종일 사무실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내가 뭘 팔고 있나'라는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를 생각해 봤는가?


의외로, 규모의 경제가 주는 전문가로서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다음 연재에서는, 주니어 시절부터 현업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경력에 대한 고민 이전에, 자소서의 기본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
아래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경력에 대한 고민을 두가지 이야기하고,
다음은,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당신의 경력'에 대한 이야기를 할테다.
https://brunch.co.kr/@alexkidd/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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