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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키드 May 06. 2024

네 자소서는 읽을 수가 없어. 숫자가 하나도 없잖아.

객관적 근거가 없는 자소서는 공상 소설과 다를 바 없다. 재미까지 없는.

H군, 여기 써 있는 “괄목할만한 변화”가 뭐야?
당신의 노력으로 ‘많은 수의 고객이 재방문을 해주셨다’고 써있는데 얼마의 기간동안 몇명이 몇번 다시 온거야? H군이 일하는 내내? 그럼 첫 출근날부터 점진적으로 쭉? 처음 일하는 날 모든 상황 파악부터 솔루션세팅까지 다 끝난거야? 이게 현실성이 있나? 이 정도의 인재가 장사나 본인 사업을 안하고 굳이 왜 취업을 하지? 그 가게는 어떻게 안망하고 H군이 올때까지 버틴거야?


자소서나 보고서나 어떤 형태의 ‘문서’든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모호한 표현이 있으면,

담당자의 의식은 백이면 백 이런 패턴으로 흐른다


직장인은 문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매일 우리는 문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설득한다.

취업준비생의 자소서는
그런 직장인이 익숙한 문서로 접근 해야 한다


문서에 대한 객관성 판단. 이것은 문서의 생명이다.

문서가 살아 있기 위해서는, 숫자와 근거가 필요하다.


상부에 보고할 수 있는 문서의 기준은 객관적 지표다.

”전년대비 100% 상승“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거기에 굳이 당구장 기호를 달아 해당 기간, 매출액/점유율 등 해당 지표 등 부연 정보를 기재하는 이유가 모두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함이다.


조직 내 결재 문서도,

세일즈를 위한 광고 문구도,

그리고 당신의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도

모든 문서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왕이면 ‘근거’를 잘 ‘포장’해야한다

과대포장이나 없었던 일을 만들어내면 안되지만,

어른들이 눈여겨볼만한 숫자를 써보자

“얼마나 잘 될 것 같아?“라는 질문,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단순한 의견을 묻는게 아니다. 짧은 순간에 필요한 기준, 데이터, 비교를 찾아내는 논리가 필요하다!


상술한 바와 같이, 모든 직장인은 문서를 읽고 쓴다

그리고 그 문서로 상사와 고객을 설득하며,

각 ‘업종별’로 쓰는 숫자와 고유의 지표가 있다!


행사나 이벤트 업계에서는 방문객, 참가자 DB확보, 사전 홍보 효과 및 확보 채널 수, 행사 또는 이벤트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개선정도 등이 궁금할 것이다.

행사를 대행하는 에이전시에 들어가고 싶다면, 적어도 아래의 경험과 나열이 존재해야한다.

행사 지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는게 첫째

다리가 아팠지만 끝까지 참아 사고 없이 치뤄낸게 둘째

남들이 100장 찍을 스탬프 나만의 방식으로 200장 찍게 하는 배경과 도전 의식, 성과가 셋째

남들보다 잘 한 것이 두배인지 200%인지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는 것이 넷째


일이 아닌, 행사에 놀러가서 고객 입장에서 깨달은 어떤 것들을 담는 것은 어떠냐고? 고객이 되어봐야 서비스 제공의 퀄리티를 고민할 수 있지 않겠냐고?


쉽게 생각해보자. 행사에 놀러간 게스트가 운영사의 무엇을 알 수 있겠는가. 수십 수백명의 컴플레인을 상대해본 크루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우선 해당 업종의 종사자들과 ‘공감대 형성’, ‘동질감’을 줄 수 없다. 그런 자소서와 경험으로 운좋게 면접에 가봐야 물어볼 것도 궁금한 것도 없는 합격자를 위한 꽃받침 “배경”정도나 되겠지.


고객으로서의 입장보다는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기술하자.
두명이 일하는 테이크아웃카페에서 세달간 일하면서 매출을 200% 신장시키는 일과 동선/주문 프로세스를 정리하여 제조시간을 50%로 단축하는 것 중 무엇이 현실적일까?

10만명이 몰리는 페스티벌의 스탭이 되어본 적이 없다면, 50명 100명이 모여드는 동아리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PM이 되어 기획하고 운영하고 끝내보는 경험이 몇배는 기술하기도 쉽고, 평가자들도 주의깊게 읽고 면접장에서 질문을 건내게 될 것이다.


신기하게 자소서를 검토하고 있으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읽혀지는 순간이 온다.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정확하고 꼼꼼한 포인트를 읽는 방법이 눈에 익는다. 장담컨데, 두번 읽게 만드는(내 표현으로, 형광펜을 그어둬서 면접장에서 질문하게 만드는) 자소서 숫자가 없는 경우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런 역량을 지닌 사람이구나. 면접장에 불러서 이런 것들을 물어봐야겠다.”라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물어볼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자기소개서다.

반면에, “도대체 무슨 성과를 냈다는걸까”라는 식의 불친절한(모호한 수식어로 일관된) 자기 소개를 연신 반복하는 자기소개서는 ‘1분 리뷰‘로 종료되는 굉장히 좋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된다.


너무 억울하지 않나?

열심을 다해 삶에 도전을 해왔고, 자신만의 두드러지는 성과를 챙겨온 삶을 담아 자소서를 제출했는데, 생면부지의 인사담당자가 당신의 삶을 깊게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넘겨버린다는 사실이!


이보다 많은 자소서를 어쩌면 인사 담당자들은 읽고 또 읽는다 회사마다 지침이 다르겠지만 넘겨야할 숫자가 어느정도는 있을터. 그러려면 적어도 ‘최소한의 설득’을 위한 노력은 해주자


그렇지만 이게 현실이다

당장 나처럼 ‘10년 넘게 일한 보통의 회사원’만 되도 취준생들의 자소서를 몇 줄 읽고 있으면 ‘적당히 답이’ 나오는 놀라운 문서 해석 능력을 갖게 된다.


서점을 생각해보라.

신기하게도 저 많은 책들중에서 여러분은 모든 책을 일일이 다 펼쳐보고 하나하나 꼼꼼히 뜯어보고 책을 사는가? 아마 표지와 제목을 보고 책을 들고, 적당한 속도로 후루룩 넘기면서 글들을 눈에 담을 것이다.

그리고는 머리에 남는 몇 줄의 문구들을 기억하며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져서, 결국 구매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자소서가 그렇게 되어야한다

읽을 때 ‘문서와 자소서를 많이 읽는 어른의 규칙’에 맞게 친절하게 글을 써야하고, 읽고 나면 머리에 남는 몇가지가 있어서 면접장에 불러보고 싶은 궁금증이 생기도록 객관적인 증거, 숫자를 가지고 어필하는 자기소개서를 쓰자. 친절하게 그들의 언어와 사고를 배려해서 그들이 당신의 숫자로 설득 되도록.


면접 자리는 오직 두자리. 당신이 노력하면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인생을 담아내는 몇 줄의 표현이 이제는 달라야한다.

이제는 다르게 써보자.

카페 손님을 단기간에 늘렸다는 말을 하지말고,

근무를 시작한지 일주일 동안 지켜봤더니 이러이러한 고객불만이 있었고(문제인지)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했고(해결방안 마련)

매니저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를 줄 것을 제안하고(보고방식)

불만 개선을 위해 세부적인 솔루션을 만들고 실행하고(개선과정)

응대매뉴얼을 만들어서 교육을 했는지, 고객들을 상대로 리뷰 이벤트를 어떻게 해서 보상은 어떻게 했는지 등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알려주고(구체화)

그 결과 어느정도의 기간이 지나고 고객이 00% 증가했고 매출(또는 테이블 회전, 불만 접수율, 긍정적인 네이버 리뷰 상승률 등)이 00% 상승했다(성과창출)


이 정도로, 문제 인식-문제해결-성과를 보여주며 숫자로 객관성까지 확인해주면, 당신의 자기소개서는 이제사 읽어볼만한 의욕을 주는, 빨간펜이나 형광펜으로 몇 줄 표시해둘 법한 자소서가 됐다


객관적 지표에 대한 논리는 성장과정, 인턴십, 아르바이트, 교환학생, 동아리등 모든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본 툴이다. 입사 신청하는 회사의 업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성과지표에 맞게 찾아서 잘 보이게 써주자.


일일 고객수 15명 증대보단

기존 대비 2배 증가, 200% 성장 등이 낫고

다만, 너무 적은 모집단을 가지고 비교하는 수치를 크게 잡아버리면 자소서 전체가 허구로 느껴질 수 있으니 적당한 선에서 고민하자.


객관적인 지표로 어느정도 읽을만한,

궁금해질만한 자기소개서의 기본을 갖췄다면

시작은 성공이다.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보자

지루한 긴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소제목’의 세계로.


평범한 직장인이 왜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는지에 대한 서막은 아래에

https://brunch.co.kr/@alexkidd/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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