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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성 Mar 17. 2020

은퇴 후 운동선수들의 우울증

운동선수들은 정신력이 강할까?

Image by Scott Webb from Pixabay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완벽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수영 히어로 마이클 펠프스의 말이다.  


그는 은퇴 이후 수년간 우울증과 함께 알코올 중독 치료를 하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알코올 중독, 도박, 섹스와 같은 운동선수들의 중독적인 행동은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올림픽 선수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그들의 성과를 위해, 완벽함을 부여받으며 정신적 문제들을 숨기며 살아간다.


대한민국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역시 그의 은퇴식에서 우울증 고백을 했었다. 하지만 은퇴 후에 그의 우울증은 더욱 심각해졌고 차라리 선수 시절에는 내일 더 잘 던져야 겠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은퇴 후에는 그 희망마저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통계적으로 미국의 대학 운동선수들의 우울증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15.6% 에서 21% 의 선수들이 우울증세를 보인다고 보고 하였다. 이는 선수 5  1 꼴로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남자 운동선수들이 여자 운동선수들에 비해 자살률이 약 3.67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남자 운동선수들의 운동선수 자아 (Athletic Identity) 여자선수들에 비해 더욱 단단해서, 은퇴 후에도 운동선수로서의 자아를 본래 자아와 분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자아 혼란은 우울증 유발과 극단적으로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선수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실제 스포츠심리 전문가들도 운동선수의 전반적인 삶의  보다는 성과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운동선수 또한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은퇴 후의 자아상실로 인한 정신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 특히 운동선수의 강하고 튼튼한 겉모습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이미지 때문에 심리적 어려움에 따른 정신적 문제점을 숨기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대한민국도 스포츠 선진국으로써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운동선수들의 기능 향상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선수들의 부모, 코치, 나아가 해당 협회의 사회적 지지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현재 겪고 있는 아픔을 숨기지 않고 말해야 한다.


1등을 향한 불굴의 정신력과 투지가 그들의 은퇴 후의 삶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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