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 Mania] 스토리가 있는 구름 감상
오늘은 사냥을 가는 날이다. 나는 사냥이 싫다. 싫다기보다는 무섭다.
사냥을 갔다.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을 때, 나는 겁이 나서 눈을 감고 큰 바위 아래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름이 없었던 겁 없는 원시인은 검은 그림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겁 없는 원시인은 검은 그림자와 함께 언덕 아래로 뒹굴었다. 우리는 검은 그림자를 사냥했고, 겁 없는 원시인도 잃었다. 이름이 없었던 겁 없는 원시인은 이름 없이 고인돌 아래에 묻혔다.
겁 없는 원시인은 죽었고, 겁쟁이 원시인은 살아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강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후손에게 유전자를 물려준 이는 겁쟁이 원시인이었다. 겁이 많은 나는 이 원시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확률이 높다.
겁쟁이 원시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나의 조상님은 매사에 조심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대처하며 목숨을 부지하고, 가족을 건사하며, 세대를 이어왔을 것이다. 경이로운 것은 그 긴 고난의 세월을 한 번의 끊어짐도 없이 성공적으로 이어 온 것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내가 그 증거니까. 나의 존재가 그 끊어지지 않은 연속의 결과이다. 21세기에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살아가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지만, 나는 말이야, "내가 인간의 역사다." "내가 지구의 역사다." 나 대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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