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우리 안의 모순에 대하여
평가는 왜 늘 불편한가 - 그리고 왜 필요한가
“왜 성과평가를 싫어할까?”
회사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성과면담, 중간점검, 1on1… 이름이 뭐든 간에 이 ‘성과’에 관한 얘기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불만이 많고, 피하고 싶어하고, "해도 소용 없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아무런 피드백이나 점검 없이 시간이 흘러가면 또 이렇게 말한다.
“요즘 우리 팀은 방향이 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일해서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왜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죠?”
이렇게 평가를 싫으면서도, 없으면 또 불안해지는 현상
이건 단순한 이중적 태도가 아니다.
인간의 심리 구조가 만든 역설(paradox)이다.
우리는 왜 평가를 싫어할까?
1. 불안하다
누군가 내 성과를 판단하고 점수를 매긴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은 위축된다.
특히 피드백이 비판 중심일수록 더 그렇다.
2. 내가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
평가자가 정해진 프레임으로 나를 판단한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느낀다.
“내 일에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감각은 저항을 불러온다.
3. 작은 부정이 전부를 덮는다
10가지 중 9가지를 잘했어도, 딱 하나 지적받으면 그 말만 머릿속에 맴맴 돈다.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 때문이다.
그런데 없으면, 왜 또 불편할까?
1.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의외로 사람들이 평가보다 무서운 건 ‘방치’라고 말한다.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 없으면, 팀 내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 알 수 없고,
"나 여기서 의미 있는 존재 맞나?"라는 감정이 쌓인다.
2. 인정받고 싶다
평가라는 말 속에는 비판만 있는 게 아니다.
"수고했어요.","이건 정말 잘했어요."
이런 말 한마디에 회사 다닐 맛이 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노력과 존재가 인정받길 바란다.
3. 공정함이 필요하다
누군가 성과를 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일부 직원만 칭찬받거나 보상받는 구조라면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다.
“그 사람은 운 좋게 좋은 프로젝트 맡은 것뿐인데…”
이럴 때 정기적인 점검과 피드백은 팀의 공정성 인식을 바로잡는 장치가 된다.
‘싫지만 필요한 것’에서 ‘기다려지는 것’으로 바꾸려면?
그렇다고 아무 점검이나 피드백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Denisi & Kluger(2000)는 피드백 효과성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피드백은 단지 주어진다고 해서 효과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피드백은 성과를 떨어뜨리고,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즉, 피드백은 성장을 설계하는 구조로 만들어져야 한다.
*참고: DeNisi, A. S., & Kluger, A. N. (2000). Feedback effectiveness: Can 360-degree appraisals be improved? Academy of Management Executive, 14(1), 129–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