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보충을 위해
오늘 저녁은 무슨 메뉴를 해야 하나. 늘 고민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도 아직 매운 음식은 못 먹어서 늘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든다. 고기도 야채도 잘 먹은 우리 딸들은 엄마가 요리를 못해도 잘 먹는다. 요즘 35개월 둘째가 고기의 맛에 빠져 매일 고기타령이다. 이런 노래도 부른다.
"배고파. 배고파.
너무너무 배고파.
아빠, 오늘은
고기밥이 먹고 싶어요."
어린이집에서 배웠다고 하는데 메뉴만 바꿔서 부른다. 너무 귀엽다. 큰아이는 아기 때부터 오징어, 낙지를 잘 먹었는데 둘째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시도가 어렵다. 시장을 둘러보다 오징어가 맛있어 보여 단백질 보충을 위해 오징어를 샀다. 살짝 데쳐서 주기만 해도 잘 먹는데 오늘은 오징어볶음을 했다.
간장으로 하는 오징어볶음은 정말 맛있다. 오징어는 씻어서 통째로 넣고 금방 익으면 가위로 자른다. 칼로 미리 자르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다. 야채를 듬뿍 넣고 하는데 오늘은 청경채를 넣어보기로 했다.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어떨지 모르지만 뭐 맛있겠지 라는 생각에 대충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청경채에서 수분이 나온 건지 국물이 엄청나게 생겼다.
요리를 하는데 둘째가 쪼르르 달려온다. 오늘은 무슨 반찬이냐고 하길래 오징어라고 말했더니 자기는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한다. 이건 ‘오징어고기’라고 했는데 싫다고 한다.
안 되겠다 싶어 이건 ‘오징어 젤리’라고 말했다. 젤리라는 말에 순간 아기의 눈이 반짝이더니 먹어보겠다고 한다. 처음엔 자기가 생각한 달달한 젤리의 맛이 아니었는지 맛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는 나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먹었다. 먹다 보니 맛있는지 잘 먹는다.
청경채 야채도 잘 먹는다. 국물이 많아서 실패인가 했는데 아이들은 국물도 맛있다고 잘 먹는다. 첫째는 정말 맛있다며 오징어를 더 먹었다.
내 부족한 요리도 잘 먹어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다음엔 오징어국을 만들어 줘야겠다. 오늘 오징어 젤리 요리는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