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쌓인 눈 아래
가마솥 피어나는 연기
아궁이 안에 마른 장작 하나 넣고
불꽃에 떠오르는 얼굴
흰머리 곱게 빗고 저린 무릎 매만지며
굳은살 두터운 손으로 전화를 잡는다
달 위에 뜬 그리운 얼굴 하나
하늘을 향해 말을 걸어
춥제
김장했다
김치 가져가래이
바빠요
사 먹으면 되는데
그럼 나중에
그래 바쁘제
미안타
안 먹어도 된다
김치 가져가라
가져가기만 해라
가지러 오기만 해라
칼바람이 볼을 스치고 눈에 들어가
눈물이 나는가 보다
살얼음 위 굽은 허리를
어찌 걸어갈꼬
밥 짓고 기다리는
고기 한 점 없는 어미 밥상
평생 미안하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