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볶음밥
오늘의 저녁메뉴는 만들 때는 귀찮지만 먹을 때는 편한 야채고기 볶음밥이다.
오늘은 무조건 볶음밥을 먹어야 한다.
두 아이의 저녁을 후다닥 먹이고 빨리 출발하기로 나 혼자 철저히 계획을 세웠다.
두찌라는 변수가 있지만 오늘은 절대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제발 부탁이다.
저녁 준비를 할 때부터 초초하다. 조금 지체하면 많이 늦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도 늦는걸 아주 싫어한다.
어느새 6시 10분.
지도앱으로 얼마나 걸리나 보았는데 이런!
45분이나 걸린다고!?
7시에 강연 시작인데?
나의 속 타는 마음을 알리가 없는 두찌는 자꾸 딴짓을 한다. 하 정말 울고 싶다. 에라 모르겠다.
서둘러 카카오티 어플을 열고 목적지를 검색 후 버튼을 누른다. 블루로 할까 일반으로 할까 고민한다.
엥?? 예상 금액이 18천 원이라고!?
다시 버스와 전철은 얼마나 걸리나 찾아본다. 대중교통도 비슷하다. 퇴근시간이라 어쩔 수 없었다. 뒷목이 굳는 듯했다. 오늘 강의는 특히 절대로 늦고 싶지 않다.
그래 지금 돈이 문제가 아니다.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다.
택시를 타고 한참 갔는데 아직도 여기라니ㅠ
평소 같으면 5분 걸리는 거리인데 20분이나 지나고 있다. 아직 목적지는 너무 멀었기에 택시 안에서 눈을 감고 한숨을 쉬며 그냥 가지 말까 고민했다.
막히는 길이 뚫리는 순간 기사님이 드라이브 실력이 뽐내며 말도 안 되게 6시 59분에 도착했다. 휴
열두 발자국
정재승 교수님을 알게 된 건 독서모임에서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였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교수님의 완전 팬이 되었다.
강연을 하신다기에 무조건 가리라 하고 신청했었다.
나는 티브이를 보지 않기 때문에 몰랐는데 티브이에도 많이 나오신다는 걸 오늘 알았다.
오늘 강의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아이들도 많이 왔다.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되고 질문과 포토타임도 허락해 주셨다!!
나는 끝까지 기다려서 혼자 사진을 찍고 밤 10시 30쯤 집에 도착했다.
뇌과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의 강의는 상당히 인문학적이어서 마음이 뭉클한 순간이 많았다.
오늘 강연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아이가 정말 말을 듣지 않나요?
제가 상기시켜 드리는데 여러분도 그랬습니다. “
“우리 애가 이렇게 자랐으면 하는 이상적인 인물이 있죠? 부모님께서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뭐든 배우세요.
40대, 50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장담하는데 40대인 분들은 50대가 되면 그때 할 걸 하고 후회합니다. 50대도 마찬가지이고요.”
“누군가의 잔소리로 여러분이 바뀌지 않았고, 잔소리로 여러분의 자녀가 훌륭한 인간이 되기 어렵습니다.
먼저 모범을 보이세요.
말로 누군가를 바꿀 수 없습니다.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굉장히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
오늘 강의를 들으며 간직하고픈 문장이 너무 많아 열심히 메모를 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나에게 해주시는 말 같아 너무나 위로가 되었다.
몇 달 전부터 나는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학창 시절 독후감 한편도 직접 써본 적이 없고, 국어 수업시간엔 늘 꿈나라 있던 나에겐 정말 큰 새로운 도전이다.
이 나이에 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두렵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나를 엄청나게 응원해 줘야겠다.
나의 인생을 응원한다.